[★신스틸러]'아수라' 안보면 알수없는 윤제문의 존재감

김현록 기자  |  2016.10.08 15:20
윤제문 / 사진=스타뉴스 윤제문 / 사진=스타뉴스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가 200만 관객을 넘겨 2번째 주말을 맞았습니다. 첫 주에 비해 드롭률이 상당하지만 이는 이미 예상됐던 바입니다. 지옥도를 끝까지 밀어붙인 지독한 이야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다운 강한 묘사 등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겁니다. 실질적 화자인 한도경 역의 정우성을 비롯해 황정민 곽도원 주지훈 정만식 주역들은 물론이고 '작대기' 김원해를 비롯해 김종수 김해곤 윤지혜 오연아 등 조연들 또한 구멍 하나 없는 연기로 영화를 꼭꼭 채웁니다. 그런데 빠진 사람이 있습니다. 인상적인 신스틸러지만 스틸컷 하나 제대로 찾을 수 없는 이, 바로 윤제문입니다.


비리형사 한도경의 상관인 반장 역할을 맡은 윤제문은 극 초반 강렬한 등퇴장으로 시선을 붙드는 데 큰 몫을 합니다. 박성배(황정민 분) 시장이 사주한 구린 일을 시킨 대가로 정보원 작대기에게 시장의 돈을 건네주려는 순간, 귀신같이 돈 냄새를 맡고 나타난 형사반장 윤제문은 "그 돈 혼자 먹냐"며 덤벼들어 그렇지 않아도 난감한 상황에 빠진 도경을 더욱 곤란스럽게 만듭니다. 등장 시간은 잠깐이지만 강렬하고도 지독한 캐릭터입니다. 윤제문의 열연 덕에 더 생생합니다. 예상치 못하게 끼어든 그 때문에 한도경은 이미 발을 담근 수렁에 더 깊이 빠져들고 맙니다.

하지만 예고편, 스틸컷, 현장 사진을 통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아수라' 본편을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윤제문의 존재 자체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홍보 과정에서도 전혀 이름이며 얼굴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히든카드나 다름없는 특별출연자이기도 하거니와, 2번째 음주운전이 적발돼 자숙중인 탓에 굳이 윤제문이란 카드를 강조하지 않은 탓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수라' 뿐만이 아닙니다. 550만 관객을 훌쩍 넘긴 여름 흥행작 '덕혜옹주'에서 윤제문은 친일파 한택수 역을 맡아 열연했습니다. 주인공 손예진 박해일 다음가는 비중있는 캐릭터에, 존재감도 상당한 악역이었습니다. 극 후반부쯤 되면 얼굴만 봐도 치가 떨리는 악역을 윤제문은 퍽 실감나고도 생생하게 그려보입니다. '덕혜옹주' 포스터에 당당히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공개 직전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린 탓에 포스터에서도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열연은 영화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만 회자되곤 했죠.

공교롭게도 윤제문은 두 작품 모두에서 악역을 맡았습니다. '아수라'에선 짧은 등장 시간에도 불구하고 '아수라'의 어떤 악인과 견주어서도 빠지지 않을 악한의 포스를 드러내며 존재감과 폭발력을 드러냅니다. 출연자가 물의를 일으키면 아예 편집에서 빼 버리는 예능 프로그램 등과 비교하면 상황이 낫다고 해야 할까요. 주목받아 마땅한 열연을 펼쳤음에도 주목받을 수 없었던 윤제문의 상황이,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사건이 새삼 더 안타까워지는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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