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LG의 신바람, 밴헤켄 공포증과 함께 사라지다

넥센 밴헤켄.

LG 트윈스의 신바람이 밴헤켄 공포증과 함께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LG는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1-5로 완패했다. 넥센 선발 밴헤켄을 공략하지 못했다. 단 3안타로 꽁꽁 묶였다. 잠시 잊고 있었던 밴헤켄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2연승의 기세만으로는 밴헤켄을 극복할 수 없었다.


밴헤켄은 SK 김광현, KIA 양현종 등과 함께 대표적인 LG의 천적이다. 통산 LG전 19경기서 115⅔이닝을 던지며 12승 4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의 LG 상대 평균자책점이 각각 3.09와 3.08인 점을 고려하면 밴헤켄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밴해켄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일본 프로야구로 떠나면서 LG는 잠시 악몽에서 해방됐다. 매년 3승씩 헌납하던 밴헤켄이 사라지자 LG는 넥센에 10승 6패로 상대전적까지 앞섰다. 2010년 이후 처음이었다.


동시에 LG는 세대교체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한층 짜임새를 갖춘 팀으로 거듭났다. 좌타 일색의 라인업에 채은성, 히메네스 등 펀치력을 갖춘 우타자가 중심타선에 포진했다.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 헥터, 양현종을 내세운 KIA를 와일드카드에서 꺾었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는 9안타를 집중해 7-0으로 대승했다. 신바람을 몰고 온 LG는 왕년의 천적 밴헤켄도 집어삼킬 기세였다.

하지만 밴헤켄은 여전히 난공불락이었다. LG는 지난해 9월 19일 이후 391일 만에 밴헤켄과 재회했으나 먹이사슬을 재확인했을 뿐이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MVP 김용의가 1회초 첫 타석에서 당한 삼구삼진은 이날 완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나마 간간이 나온 정타는 모조리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벤헤켄은 아웃카운트 23개를 잡는 동안 단 102구를 던졌다. 7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는 84개에 불과했다. 빠른 공 최고구속은 143km/h에 불과했지만 LG 타자들은 포크볼에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기세도, 승부도 이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