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소희/사진=이동훈 기자
배우 안소희(25). 그녀가 이번엔 이병헌, 공효진과 함께 영화 '싱글라이더'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2일 개봉한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가장 강재훈(이병헌 분)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안소희는 이번 작품에서 호주에서 체류 중인 워홀러(워킹홀리데이인) 지나 역을 맡아, 강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며 자신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풀어가려 하는 인물이다.
극중 안소희는 극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는 주요 인물로 작품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지난해 '부산행'에 이어 또 한 번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싱글라이더'에서 안소희가 보여준 연기는 애절함이 있다. '부산행' 외에 '하트투하트', '안투라지' 등에서 보여준 연기와는 사뭇 다르다. 예전과는 달라진 캐릭터 잡기에 그녀는 머쓱해 했다. 그러면서 이병헌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털어놨다.
"선배님과 호흡에 있어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워낙 대선배님이시고, 촬영하실 때 완벽주의자에 준비도 많이 하셨거든요. 제가 선배님이랑 연기 해도 될까 할 정도로 걱정했어요. 하지만 제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질문하면 묻지 않은 것까지도 얘기해주셨죠. 그래서 캐릭터를 잡아갈 때 선배님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배우 안소희/사진=이동훈 기자
안소희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에 있어 누구보다 이병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장면 역시 그와 함께 했던 장면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제가 선배님한테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장면이었어요. 선배님이 저를 두고 가는 상황에서 돌아보게끔 해야 하는 장면이었죠. 공감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걱정을 많이 했어요. 더구나 저는 이 장면이 초반 촬영이었기 때문에 너무 긴장해서 굳어 있었죠. 그 때 이병헌 선배님이 저한테 '너, 정말 내가 돌아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 그냥 갈 거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진심을 다해서 '도와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죠. 다행히 선배님이 돌아봐 주셨고, 힘들면서 시원했죠."
안소희는 '싱글라이더'에서 '부산행' 등 전작과는 달리 연기적으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 그녀는 "100점 만점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연기가) 항상 부족한 것 같아요. 봐주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발전, 성장했다고 하시면 그게 제 점수일 것 같아요. 제가 스스로 점수를 매기기에는 부끄러워요. 이번 작품은 촬영을 갔다 와서 배우로, 사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클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안소희가 이번 영화를 하면서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공효진과의 연기 호흡이 아닐까 싶다. 그녀 역시 그 부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호흡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공효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효진 언니와 붙는 장면은 없었어요. 하지만 호주 촬영 때 언니와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아요. 같은 여자이기도 하고요. 언니가 먼저 챙겨주셨어요. 밥도 먼저 먹자고 하시고, 쇼핑 가기도 하고 그랬죠. 함께 촬영은 못했지만 언니가 촬영장에 가서 연기 하는 모습을 봤어요. 배울 게 많더라고요."
배울 게 많고, 스스로 연기에 대한 진심을 담은 안소희의 캐릭터는 감정의 완성도에 있어서 또 하나 비결이 있었다. 공감인데, 이는 실제 안소희가 원더걸스로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절이 있어 가능했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경험에 배우 스스로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더걸스로 미국 활동을 하던 시간이 생각났다. 그래서 지나한테 공감할 수 있었어요. 혼자 타지에서 돈을 벌고, 혼자 타지에서 지내는 부분이다. 미국 활동 생각났죠."
배우 안소희/사진=이동훈 기자
배우로 관심을 끌고 있는 안소희. 그녀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원더걸스다. 지난 10일 공식적으로 원더걸스 해체까지 해 가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그룹 해체 전인 2015년에 공식 탈퇴했다. 팀을 떠난 멤버지만 다른 멤버들에 대한 애정은 컸다.
"VIP 시사회 때 멤버들이 와줬어요. 대기실에서 멤버들과 인사 나눌 때 뭉클했고, 울컥했죠. 멤버들과는 자주 연락해요. 영화 보고 좋게 얘기해주기도 했죠. (해체한 원더걸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멤버들도, 저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안소희는 애써 원더걸스라는 꼬리표를 떼기보다 자신이 맡은 현재 일에 심혈을 기울이려 한다.
"활동한 지는 10년이 넘었는데,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됐어요. (서로 다른) 부분을 빨리 채우려고 하고,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싱글라이더'로 배우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하는 안소희. 그녀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될 지 궁금하다. 이 궁금증에 그녀는 "신뢰"를 강조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안소희가 나오면 믿고, 보게 되는 그런 거예요. '싱글라이더'에 이병헌 선배님이 나오는 것만으로 (대중들이) 꼭 볼 것이라고 하잖아요. 저 역시 그런 신뢰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뢰 가는 배우가 되고 싶은 안소희는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서는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여배우로 멜로, 로맨스는 하고 싶어하는 장르다. 정말 꼭 해보고 싶어요."
그녀의 말처럼 언젠가 가슴을 찡하게 하는 멜로, 로맨스로 돌아올 '배우 안소희'를 기대해 본다.
배우 안소희/사진=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