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TV] '하숙집딸들' 그들만의 재미, 이수근의 고군분투

김수정 인턴기자  |  2017.03.01 07:20
/사진=KBS 2TV \'하숙집딸들\'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 2TV '하숙집딸들' 방송화면 캡처


'하숙집딸들'은 시도 때도 없이 빵빵 터진다. 특히 미숙이네 하숙집의 삼촌 역할을 맡은 개그맨 이수근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 달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하숙집딸들'에서는 아직 예능에 적응하지 못한 여배우들을 이수근이 힘겹게 이끌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배우들은 이수근의 말과 행동에 박장대소 하지만, 이들의 웃음을 지켜보는 브라운관 앞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하숙집딸들'은 방송 전부터 특별한 '케미'를 자랑했다. 여배우들간 진한 우정을 자랑하며 이들의 탄탄한 관계를 바탕으로 색다른 예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베일을 벗은 '하숙집딸들'에서는 이수근의 재롱에 신난 출연자들이 웃고 떠들 뿐, 정작 시청자들을 즐겁게 할 웃음포인트는 찾기 힘들다.

이날 방송에서도 여배우들의 호탕한 웃음은 눈부셨다. 이들의 예능 적응을 위해 초대된 게스트 김종민은 '종민 스쿨 - 기초예능법'이라는 책을 가져와 '리액션'부터 '몸개그'까지 일일이 시범을 보였다. 여배우들은 김종민의 시범을 따라하며 최선을 다했다.


여배우들의 입장에서 '예능'이란 모든 게 새롭게 느껴질 터. 이들은 스스로가 망가지는 모습이 우습고, 예쁘기만 한 동료가 허당 모습을 보이는 게 신기했을 것이다. 이에 서로의 사소한 행동에도 박장대소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시청자에게 하숙집딸들은 전문예능인보다는 재미 없고, 기존의 '예능' 틀에 맞추고자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것은 불편하기만 했다.

정극에서 드러나는 연기자의 모습도 아니고, 완벽한 웃음을 선보이기 위한 예능인의 자세도 아닌 애매모호한 위치의 '하숙집딸들'은 위태로워 보이기만 한다. 방송 내내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수근의 입담 뿐이었다.


이수근은 여배우들의 사소한 웃음포인트도 놓치지 않고 예능으로 만드는 역할을 도맡았다. 여배우들 역시 이는 놓치지 않았다. 화려한 리액션으로 그들이 얼마나 재밌게 촬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하숙집딸들'이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자 한다면 기존 예능의 틀에 기댈 것이 아니라, 그들만이 가능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지난 회 배우 박중훈이 출연했을 때에는 '하숙집딸들' 모두 연기자라는 사실이 빛을 발했다. 게스트 박중훈의 말에 공감했으며, 더 깊이 있는 질문으로 박중훈의 이야기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들은 실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진솔한 토크의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이처럼 '하숙집딸들'이기에 가능한 형식은 다양할 것이다.

여배우들이 모인 '예능'의 새로운 시도가 반갑다. '하숙집딸들' 그들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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