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 사진=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JTBC 보도 부문 사장인 손석희 앵커가 홍석현 중앙일보ㆍJTBC 전 회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한 데 대해 보도 책임자로서 단호히 선을 그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20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통해 "오늘은 저희들의 이야기를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손 앵커는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문제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희 JTBC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는 특정 기업의 문제를 보도한다든가, 매우 굳건해 보였던 정치권력에 대해 앞장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저희들의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라며 "그것은 예외 없이 커다란 반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그간의 삼성 관련 보도, 청와대 관련 보도에 대해 밝혔다.
손석희 앵커는 이어 "적어도 저희들이 생각하기에 언론의 위치는 국가와 시민사회의 중간에 있으며 그 매개체로서의 역할은 국가를 향해서는 합리적 시민사회를 대변하고 시민사회에는 진실을 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며 "교과서적인, 뻔한 얘기 같지만 그것이 결국에는 좌절로부터 살아남는 목적이고 명분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몇 번인가에 걸쳐 언론의 현주소에 대해 고백해 드렸던 것은, 고백인 동시에 저희 JTBC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기도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손 앵커는 "지난 주말부터, JTBC는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의 입길에 오르내렸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 건 저희가 그동안 견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진심이 오해 또는 폄훼되기도 한다는 것"이라며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명확합니다.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어도 모두가 동의하는 교과서 그대로의 저널리즘은 옳은 것이며 그런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거나 복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저나 기자들이나 또 다른 JTBC의 구성원 누구든. 저희들 나름의 자긍심이 있다면, 그 어떤 반작용도 감수하며 저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지키려 애써왔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 앵커는 "그리고 저는, 비록 능력은 충분치 않을지라도,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의 하나이며,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앵커브리핑을 마무리했다.
앞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지난 18일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밝혀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오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