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홍봉진 기자
최근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 코너를 통해 서울 마포구의 한 냉면집에서 유병재를 만났다. 푹푹 찌는 더위, 딱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생각나는 날씨다. 유병재는 요즘 묘한 평양냉면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며 면발을 호로록 입에 넣었다.
"꽂혀 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자주 오고 있어요."
-원래 평양냉면 좋아해요?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평양냉면도 난이도가 있잖아요. 전 타협이 가능한 정도가 이 집이에요. 매번 혼자 오니까, 오후 3~5시쯤 사람 없을 때 와요.
-'혼밥'(혼자 하는 식사)을 즐기나봐요.
▶네. 혼자 먹는 게 편해요. 사람들도 편해 하는 것 같고요.
-오는 8월에 스탠드 업 코미디쇼 '블랙코미디'(BLACK COMEDY)를 준비하고 있잖아요. 첫 단독 공연인데 기분이 어때요.
▶이쪽 일 시작할 때부터 막연히 하고 싶었던 거라 흥분되고 설레요. 한국에서 잘 하지 않았던 장르라 참고할만한 자료가 많지는 않아서 걱정도 돼요. 게다가 제 성격이랑 정반대 일이거든요.
-정반대 일이요?
▶제가 평소 말을 정말 안 하거든요. 말재주도 없고요. 그런데 이 공연은 말로 승부를 봐야 하는 거라 유독 저에게 힘든 부분이에요. 물론 힘든 만큼 장점도 있죠. 아무 말이나 다 할 수 있고, 작은 알량한 자부심이나 책임감도 생기고요.
-무대 체질은 아닌가 봐요. 그럼에도 무대에 서는 이유가 있나요.
▶빤한 얘기지만 사람들 웃는 걸 보면 좋아요. 제가 하는 것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댓글만 봐도 행복해지는 게 있는데, 직접 면대 면으로 한번 느껴보고 싶은 게 있죠. '개그 콘서트', '코미디 빅리그'처럼 직접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시스템에 개그맨들이 트레이닝 돼 있는데, 전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거든요. 현장의 웃음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공연이 될지 살짝 소개해 주세요.
▶마이크 하나 가지고, 코미디언 한 명이 나와서 말로만 풀어가는 장르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정해진 시간은 없고요. 서양권에서 많이 하는 장르에요. 문화가 다르니까 한국에 맞게 어떻게 수위를 조절하고 꾸밀지 고민 중이에요.
-벌써 반응이 뜨거운 것 같아요.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이 됐어요.
▶예상 못 했어요. 사실 처음 하는 공연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티켓 오픈도 처음해 봐서 낮 12시에 오픈되면 1시에 마사지를 받으러 가려 했거든요. 결국 아침에 취소하고 계속 지켜봤죠. 놀라기도 하고 기뻤어요.
-티켓 선예매자 70명에게 '유병재 USB' 선물을 준다던데 '지드래곤 USB'를 패러디한 건가요?
▶네. 재밌을 것 같아서요. 요즘 웃길 게 많이 없어서요. 웃길 거리가 있으면 다 써먹어야 해요. USB 속 내용은 비밀이에요. 받으실 분들만 알아줬으면 해서요.
/사진=홍봉진 기자
-웃길 거리를 계속 찾다 보면 이슈나 트렌드에도 많이 민감해지겠어요.
▶네. 그래서 기사도 습관적으로 봐요. 직업의식으로 찾아보는 것 같아요.
-평소 행보를 보면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올해 초 JTBC '말하는대로'에서 보여준 '시국 버스킹'도 많이 인상에 남고요.
▶관심이 있긴 한데, 막 일일이 찾아보거나 박학다식할 정도는 아니고요. 그때는 저 뿐 아니라 다 관심 갖고 재미 있어 했던 때니까요. 칭찬 받을 일을 했다기보다 소재가 좋았던 것 같아요.
-정치색을 드러내면 활동하면서 괜히 불이익을 받진 않을까 걱정되진 않아요?
▶아직 딱히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 걱정하는 스타일인데, 방송에서 불이익을 받기엔 제가 딱히 받고 있는 이익이 없어서요. 날아갈 프로그램도 없고요. 그리고 제가 정치색을 드러낸다기보다 대부분 한쪽이 잘 못하는 거니까요.
-tvN '알바트로스'에 출연하시더라고요. '청춘'에 관한 예능 프로그램이던데, 평소 '청춘'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을 자주 받는 편인데, 들을 때마다 의아해요, 그냥 전 제 또래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아무래도 제가 늙어서 보여서 그런가 봐요.
-요즘 '청춘'들이 고민이 많죠.
▶지금도 제가 고민이 많다면 거짓말이고, 주변의 친구들이 대부분 그렇죠.
-어떨 때 가장 그런 느낌을 받으세요?
▶이젠 공기처럼 된 것 같아요. 특정 사건이 있기보다 매일 피부처럼 느끼고 있는 거죠.
/사진=홍봉진 기자
-정치, 사회 이슈를 코미디에 많이 활용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것을 찾다 보니까 그렇게 되네요. 최근엔 그런 이슈들이 제일 관심이 많았으니까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쓰는 편이에요.
-'노룩 패스' 패러디도 많이 화제가 됐어요.
▶그냥 굴린 건데, 하하. 지방 행사를 가기 전날 그 영상을 보게 됐어요. 제가 잘 안 웃는 편인데, 너무 웃음이 나는 거에요. 바로 하면 재밌겠다 생각이 들어서 똑같이 한 것 밖에 없어요. 그냥 별 생각 없이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요. 놀이 문화처럼 계속 재생산되니까 건강한 문화란 생각도 들었어요.
-인터뷰②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