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계약설이 돌고 있는 아도니스 가르시아 /AFPBBNews=뉴스1
최초 혹은 단독 보도다. 구단은 일단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입장을 밝힌다. 그리고 얼마 후 공식 발표를 한다.
최근 반복되는 '공식(Official)의 공식(Formula)'이다. 열애설, 이적설, 영입설 등이 모두 해당한다. 반응도 대개 비슷하다. 어차피 맞는데 굳이 한 번 부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웃는다. 마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뜯어보면 당사자들은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28일 오전 한 베네수엘라 매체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KBO의 LG 트윈스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LG는 "가르시아가 유력 후보군 중에 한 명은 맞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엇갈린 내용이다. 그래도 팬들은 더 이상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지난해 KIA가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할 때에도 이랬다. 외신이 먼저 나오고 구단은 부인한다. 하지만 곧 영입했다는 보도자료가 배포된다.
외신은 아니지만 LG가 류중일 감독을 선임했을 때에도 비슷했다. 오전에 한 매체가 단독으로 소식을 전했고 LG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날 밤 공식 발표가 났다. 지난주 김현수 계약 건도 그렇다. 친정팀 두산과 협상이 결렬됐다는 기사가 먼저였다. 두산은 사실 무근이라 대응했다. 다음 날, 김현수의 LG행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공식(Formula)에 따르자면 이제 LG가 가르시아와 계약했다는 공식(Official) 발표만 남은 셈이다.
그럼에도 LG는 극도로 신중하다. 계약에 99%라는 것은 없다. 성사 혹은 실패, 극단적인 두 가지 선택지만 있을 뿐이다. 모두 얻거나 모두 잃거나(all or nothing)다. 도장을 찍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다. 긍정적인 분위기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상황이 맞더라도 '계약이 마무리 단계다'라는 구단 관계자의 말 한마디가 기사화 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마치 감독들이 경기에 앞두고 운용 계획에 관해 확답을 주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마무리투수 A를 오늘은 쓰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경기 상황에 따라, 혹은 해당 선수 컨디션에 따라 계획은 바뀔 수 있다. 말을 쉽게 하면 거짓말쟁이로 몰리게 된다.
정황상 큰 이변이 없다면 가르시아는 LG 유니폼을 입을 것이 확실하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가르시아는 28일 윈터리그 소속팀 마갈란스의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요청했다고 한다. 다만 아직 애틀란타가 가르시아를 40인 로스터에 데리고 있다. LG는 애틀란타의 내부 로스터 정리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사자들이 어떠한 확언도 할 수 없는 이유다.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역시 "결정된 사안은 없다" 뿐이다. 따라서 '도장을 찍은 건 아니다'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