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채태인 '사인&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려온 박성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넥센 히어로즈가 FA 채태인(36)과 계약을 체결했다. 곧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트레이드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유망주 투수 박성민(20)을 데려왔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박성민이 '좌완'이라는 점이다. 또 한 명의 좌완 유망주를 영입했다.
넥센은 12일 "10일 오전 FA 채태인과 계약기간 1+1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옵션 매년 2억 원 등 총액 1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고, KBO 승인 절차를 완료한 12일 오전 롯데 좌완투수 박성민과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채태인은 FA 시장이 열린 후 '홀대'를 받아왔다. 자칫하면 FA 미아가 될 수도 있는 상황. 여기서 넥센이 다른 길을 열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였다. 채태인과 FA 계약 후 롯데로 보냈다. 채태인은 롯데에서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넥센은 올 시즌 연봉 3억 원의 채태인을 다른 팀이 FA로 영입했다면 보상금으로 9억 원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데려가는 팀이 나오지 않았고, 롯데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을 취했다. 이에 금전적인 보상은 없었다.
대신 넥센은 선수를 받았다. 2018년 프로 2년차가 되는 만 20세의 어린 좌완투수를 데려왔다. 박성민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서 롯데에 지명됐다. 2017년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 26⅔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9.11을 기록했다.
핵심은 '좌완'이다. 지난해부터 넥센은 좌완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NC에 강윤구(28)를 보내고 김한별(21)을 받았고, 5월에는 SK에 김택형(22)을 주고 김성민(24)를 데려왔다. 이어 7월에는 kt에 윤석민(33) 보내면서 정대현(27)과 서의태(21)를 영입했고, KIA에 김세현(31)을 주고 이승호(19)과 손동욱(29)을 받아왔다. 이 4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6명이 전부 좌완투수였다. 전체적으로 어리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리고 새해 들어 또 한 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박성민을 추가했다. 최근 10개월 사이에 7명의 좌완투수를 추가한 것이다.
핵심은 '미래'다. 넥센은 트레이드를 할 때마다 "향후 몇 년 후를 내다본 트레이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채태인 박성민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좌완이 우완보다 귀하기에 미리 자원을 확보하자는 의도가 강하다. 자연스럽게 많이 모으게 됐다. 더불어 지금 당장 전력을 봐도, 우완은 2017년 11승을 올린 최원태(21)가 있지만, 좌완은 부족하다.
당장 김성민의 경우 2017년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33경기(15선발) 87⅔이닝, 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다른 이들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떻게 키우느냐에 달렸다.
유망주는 흔히 '복권'에 비유된다. 복권도 사서 긁어야 터지는 법이다. 많이 사면 확률은 올라간다. 넥센의 현재 전략이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