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사권/사진=임성균 기자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의 유쾌한 매력의 재벌가 후계자, tvN '부암동 복수자들' 속 라미란의 '썸남'으로 분하며 매력을 뽐냈던 배우 김사권(35)이 이번에는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하며 이전과는 또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김사권은 지난 17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극본 서숙향·연출 박선호, 제작 SM C&C)에서 중식당 화룡점정을 소유한 자이언트호텔 사장 용승룡 역을 맡았다. '황금빛 내 인생'과 마찬가지로 재벌이었지만 김사권은 '갑질'을 일삼고 안하무인인 캐릭터를 맡아 체중 감량까지 했다. 많은 사랑을 얻었던 '황금빛 내 인생'과 '부암동 복수자들'과 이번 작품 속 그를 연결 짓지 못하는 건 김사권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작부터 새로운, 특별한 작품이었어요. 악역이라는 배역도 처음이었고 큰 역할을 주셔서 촬영 준비 기간이 길었던 작품이 처음이었어요. 외형적으로 보여줄 게 있어서 '황금빛 내 인생' 끝나고 일주일 쉬고 운동을 하면서 용승룡이라는 인물에 맞게 8주 준비를 했어요. 다이어트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날 밤 12시까지 고기 먹고 체중 찌운 뒤 확 뺐어요. 실제로 7~8kg을 뺐죠. 그때 스타일리스트가 '그만 빼도 될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2달 정도 (다이어트를) 하니까 먹는 것만 먹어도 살이 빠지는 느낌이었어요."
극중 용승룡 역시 과거 뚱뚱한 체형에서 혹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작품을 위해 체중을 감량한 김사권 또한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터라 더욱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었다.
배우 김사권/사진=임성균 기자
"인물소개에서 용승룡은 먹는 걸 좋아하는 데 뚱뚱한 모습이 싫어서 다이어트를 했고 현재 체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평상시에는 차분하고 여유 있고 매너 있는 걸 유지하다가 서풍(이준호 분)이라는 인물이 콤플렉스일 수 있는 부분을 건드려서 폭발하죠. 저도 운동을 할 때 '왜 운동을 그렇게까지 하냐. 운동선수냐'라는 말을 들었어요. 내가 멋져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일이고 생계라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죠. 친구들은 이해하는데 그만하라고 했어요. 그때 '용승룡이라는 인물이 독하게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릭터와 공감대는 있었지만 악인과는 성향 자체가 달랐다. 김사권은 자료는 물론 친구들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저는 약속을 펑크 내도 '그럴 수 있지', 화를 내도 '그럴 수 있어'라는 성격인데 용승룡은 자기 기분이 안 좋으면 바로 솔직하게 내지르는 스타일이었어요. 갑질하는 친구는 아니지만 솔직한 친구들을 자주 만났어요. 대사를 슬쩍 해보면 어떻게 리액션을 하는지 봤죠. 친구들을 보면서 모티브를 얻고 그런 인물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자료들도 많이 봤어요. 감독님에게도 많이 여쭤봤어요. 감독님은 너무 독특하고 튀고 그런 게 아니라 유하면서도 자기는 이게 나쁜 짓인지 모르는 인물을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본인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어요."
배우 김사권/사진=임성균 기자
김사권의 남다른 악역 연기는 악성 댓글을 불러왔다. 이는 김사권이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김사권은 악플에도 의연히 미소지을 수 있었다.
"공감하셨으니까 나쁘다고 느꼈고 그렇게 말씀해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리플 보면 욕 많이 먹고 징역 살아야 한다는 나쁜 악플이 있지만 악플이 아니라 보고 느낀 대로 써주신 거라 감사해요. 앞의 두 작품('부암동 복수자들', '황금빛 내 인생')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우와'였다면 이번에는 '너무 나빠요. 너무 싫어'였어요. 하지만 저는 그게 '고생 많이 하셨어요. 연기 잘하신다'라고 느껴졌어요. 이런 리액션은 처음이라 오묘했지만 좋았어요."
김사권은 후회 없이 '기름진 멜로'를 떠나보냈다. 첫 악역을 훌륭히 해낸 김사권이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얼굴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기름진멜로'를 봐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부득이하게 매일 밤 침샘을 자극해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그 덕에 행복하고 즐거운 월요일, 화요일 밤을 보내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더운 여름 잘 보내시고 '기름진 멜로'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일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행보도 지켜봐주시고 다음 작품에도 관심과 사랑을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