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맞은 영화계, 강행하거나 피해가거나

"111년만의 폭염에 촬영 현장은 '울상'..극장은 '활짝'"

김현록 기자, 김미화 기자  |  2018.08.02 17:21
폭염 맞은 여의도 / 사진=뉴스1 폭염 맞은 여의도 / 사진=뉴스1


극심한 폭염으로 111년 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등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국민들이 지친 가운데, 영화·드라마 현장도 폭염의 직격탄을 맞았다.


2일 오후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한 스태프가 지난 1일 돌연사 한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전했다. 이 스태프가 폭염 속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영화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화 촬영현장의 경우는, 쪽대본과 하루 하루 방송 날짜를 맞춰야 하는 드라마 현장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정해진 촬영 날짜를 맞춰야 하는 압박감과, 촬영 날짜가 미뤄질 때마다 제작비가 올라간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한파나 폭염 속에서도 촬영이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영화 촬영 현장에서도 12시간 이상 촬영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 촬영 날짜를 미루거나 취소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이번 폭염은 기존의 '한여름 더위'를 넘어서는 재난 수준이기에 영화촬영 현장에서도 이번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대책을 강구 하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에도 불구, 일부 촬영장에서는 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촬영 연기나 변경 자체가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데다, 12시간 표준계약제가 시행되면서 하루 12시간 촬영을 할 수 없어 현장도 빠듯하게 움직인다"라며 "더위가 이 정도일줄은 몰라 정해진 일정을 변경할 수 없어 더위를 참아가며 또 적당히 피해가며 촬영을 진행하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갑작스러운 무더위로 인해 촬영을 조금씩 미루거나, 스케줄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날씨가 정말 더워서 촬영 현장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 영화 촬영장에서는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오후 2시 부터 5시까지는 야외 촬영을 진행하지 않고 취소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더위는 처음이다 보니 현장에서 조율을 한다. 예정된 야외 촬영을 미루고 실내 촬영으로 변경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폭염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른 영화 촬영장에서도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영화는 물론 드라마 현장 등에도 급하게 촬영 스케줄 조정에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폭염이 재해 수준인데 상황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스태프가 사망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밝혔다.

폭염으로 메말라 갈라진 땅 / 사진=뉴스1 폭염으로 메말라 갈라진 땅 / 사진=뉴스1


촬영 현장이 울상인 반면 극장은 웃음꽃이 피었다. 폭염의 반사효과로 시원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났기 때문.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7월 중순 평일 하루 30만~40만, 주말에는 90만~100만 수준이던 일 관객수는 7월 25일 '미션 임파서블:폴아웃' 개봉과 함께 100만으로 치솟았고, 이후 평일 70만명대, 주말 130만~140만대로 상승했다. 그래도 지난해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신과함께-인과 연'의 개봉일이자 기록적 폭염이 전국을 강타한 지난 1일의 일관객은 무려 18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이보다 더 많은 일일관객수를 기록한 건 광복절이었던 8월 15일(197만 명)뿐이었다.

지난 1일 '신과함께-인과 연'이 세운 역대 최고 124만 오프닝 기록 또한 더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방학 시즌이기는 하지만 문화의 날도 아닌 평일 수요일 관객수가 역대급 수준으로 폭증했다"며 "폭염과 여름 극장가 최고 기대작이었던 '신과함께2'의 쌍끌이 효과가 제대로 시너지를 냈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영화관을 끼고 영업을 한 시내 대형 쇼핑몰 등은 지난 1일 주차장이 하루 종일 북새통이었을 만큼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서울 기온이 40도에 육박한 더위 속에 빵빵한 냉방 시설이 돌아가는 시내 쇼핑센터,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화제작이 연이어 개봉한 영향도 물론 있지만 역대급 무더위에 피서를 겸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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