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도 아닌데..' 응원 받지 못해 속상했던 주장 김현수

인천국제공항=김우종 기자  |  2018.09.04 06:00
김현수 /사진=뉴스1 김현수 /사진=뉴스1


'대표팀 주장' 김현수(30,LG)는 입국장에서 특유의 웃음기를 잃었다. 그는 선수단을 대표해 대회 내내 힘들었던 선수단 심경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3연패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전원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이, 전원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을 꺾은 것에 대해 팬들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마치 어린 아이의 손목이라도 비틀 듯이, 쉽게 우승할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래서 선수들은 입국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이들을 응원하는 현수막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공항을 찾은 100여명 남짓한 팬들은 야구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주장 김현수는 누구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많은 응원을 받지 못하는 속에서 김현수는 매 타석마다 전력 질주를 펼치며 최선을 다했다. 자칫 작은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 김현수는 그래서 더욱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값진 금메달이었지만, 입국장에서는 선수단 모두가 마음껏 웃지 못했다. 김현수는 선수단을 대표해 주장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자카르타에 갔을 때 현지 분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며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현수는 "솔직히 (응원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저희도 좀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 한 게 아닌데…"라면서 "하지만 그것도 다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관심이 있으시니까 그런 일이 생긴다고,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나눴고, 더욱 똘똘 뭉치자 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김현수는 "(대만과 1차전) 경기력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첫 경기 끝난 뒤 이야기를 했다"며 "또 제발 저희끼리라도 재미있게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재미있게 하자'는 주장의 말을 뒤집어 볼 때, 대표팀의 분위기가 참으로 무거웠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선동열 감독에 대해 김현수는 "감독님께서도 저희를 편하게 해주시려고 말씀도 많이 안하셨다. 주문도 많이 안하셨다. 경기력이 최대한 좋게 나올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주셨다. 정말 잘해주셨다. 다음에 또 볼 수 있도록 하자고 말씀해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건넨 뒤 대표팀 주장의 짐을 덜어놓은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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