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해커-'터뜨린' 박병호, 감독 기대 120% 부응 [준PO1 스타]

대전=김동영 기자  |  2018.10.19 22:46
에릭 해커와 박병호. /사진=뉴스1 에릭 해커와 박병호. /사진=뉴스1


"해커가 미쳐줬으면 한다. 박병호도 터뜨려주면 좋겠다"

넥센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팽팽한 경기였지만, 끝내 승리를 품었다. 특히나 에릭 해커(35)와 박병호(32)의 활약이 있어 승리할 수 있었다.

넥센은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화와 치른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해커의 호투와 박병호의 홈런을 앞세워 3-2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장정석 감독은 "대전에서 최소 1승 1패를 하고 싶다. 그리고 꼭 잡아야 한다면 1차전을 잡고 싶다. 1차전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차전 승리는 넥센의 몫이었다. 접전이 펼쳐졌지만, 투타 모두 넥센의 힘이 조금 더 강했다.

우선 마운드에는 해커가 있었다. 해커는 선발로 나서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2경기 1승, 평균자책점 0.68)에 이어 준플레이오프 강세를 이어갔다.

위기도 적지 않았다. 3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다. 하지만 내준 점수는 0이었다. 3회말 무사 1,2루에서 무실점이었고, 4회말에는 2사 2,3루에서 실점이 없었다. 5회말에도 1사 만루 위기를 넘겼다. 득점권 6타수 무피안타였다.

6회말 실점이 나오기는 했다. 선두 하주석의 땅볼 타구 때 2루수 실책이 나왔고, 결국 이 주자가 3루까지 갔다. 1사 3루. 여기서 최재훈에게 적시타를 내줘 1점을 허용했다. 이날 해커가 득점권에서 맞은 유일한 안타였다. 그래도 추가 실점은 없었다.

경기 전 장정석 감독은 "해커가 미쳐줬으면 한다. 우선적으로 선발이 초반 흐름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이닝을 좀 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해커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펼쳤다.

타선에는 박병호가 있었다. 이날 박병호는 선제 결승 투런포를 때리며 2안타 2타점 1득점을 만들어냈다. 앞서 와일드카드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4회초 박병호는 제리 샌즈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루에서 타석에 섰고, 상대 선발 헤일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2015년 10월 14일 준플레이오프 두산전 이후 1101일 만에 쏜 가을야구 대포였다. 그리고 이 홈런이 결승포가 됐다. 6회에는 안타를 하나 더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공격만이 아니다. 수비도 좋았다. 넥센은 7회말 3-1에서 3-2로 쫓겼고, 2사 2루에서 하주석의 3루 땅볼 때 3루수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이때 1루수 박병호가 베이스를 비운 후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고, 2루 주자 양성우가 3루를 돌아 오버런 한 것을 놓치지 않았다. 박병호가 3루로 송구했고, 결과는 런다운 끝 아웃이었다. 그대로 이닝 종료. 리드 유지였다. 박병호의 수비 하나가 만든 결과였다.

경기를 앞두고 장정석 감독은 "샌즈가 터져서 기분 좋다. 박병호 앞에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샌즈가 터지니까 박병호가 안 터지더라. 오늘은 박병호도 터뜨려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병호가 터졌다. 팀 내 최고 핵심 타자가 마침내 힘을 냈다. 이는 승리라는 결과물로 돌아왔다. 장정석 감독의 희망이 오롯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해줄 선수들이 해주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날 넥센이 그랬다. 마냥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한화의 추격 또한 거셌다. 하지만 뿌리쳤고, 승리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해커-박병호의 활약이 없었다면 넥센의 승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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