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사진제공=KBS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KBS 2TV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이 출연자 정준영의 '불법 몰카' 파문으로 방송 11년 만에 초유의 제작 중단 사태를 맞았다.
KBS는 15일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당분간 '1박 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1박 2일' 시간에는 당분간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는 앞서 정준영 '불법 몰카' 논란이 있자 정준영을 기존 촬영분에 완전 삭제하는 결정을 한 바 있다. KBS는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전면적인 프로그램 정비를 위해 방송 및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준영은 앞서 지난 2016년에도 유사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정준영은 당시 '1박 2일'에서 잠정 하차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고 3개월 여 만에 복귀했다. '성 스캔들'에 휩싸였던 출연자를 KBS 대표 주말 예능에 복귀시키는 것에 대해 논란이 컸지만 KBS는 정준영을 복귀시켰다.
KBS는 이에 대해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KBS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출연자에 대해 기본적으로 '무죄추정주의'를 적용해왔다. 정준영의 경우도 '무혐의'를 받았기에 "문제 없다"는 식으로 불과 3개월 만에 '1박 2일'에 복귀시켰다.
'1박 2일'이 물의를 빚은 출연자를 복귀시킨 전례를 종종 있었지만 정준영의 경우는 성추문이었기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1박 2일'이 온 가족이 모여보는 가족 예능이란 걸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제작진은 '무혐의'의 함정에 빠졌고 결국 대한민국 공영방송 대표 주말 예능은 무기한 제작 중단 사태를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