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다수 포함된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불법 성관계 동영상 등이 오갔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승리, 정준영, 이종현, 최종훈 / 사진=스타뉴스, 뉴스1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이 범죄의 중심에 섰다.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에, 성매매 알선, 마약투약 의혹, 경찰유착 의혹까지. 이들에 대해 수사 중인 죄목만 보더라도 여느 범죄 영화를 능가한다.
빅뱅 출신 승리가 대표를 맡고 있던 클럽 '버닝썬'발 폭행사건이 연예인의 범죄와 비리 유착 의혹으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정준영 승리 최종훈 씨앤블루 이종현 그리고 박한별 남편 유인석 등이 함께 있던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나눈 대화들이 하나씩 공개되며 대중에게 매일 새로운 충격을 더한다. 실제 영화나 드라마였다면 '개연성 없다'라고 욕먹을 이야기들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카카오톡 방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게재했고, 여성들을 성적 도구화 했다. 승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들의 사진을 올리며 값을 매겼고, 이종현은 정준영을 향해 '여성을 자신에게 넘겨라'라며 물건 취급했다. 이들은 여성을 맛집이라고, 맛있다고 표현했다. 정말 역겹다. TV에서 가족까지 소개하고 엄마와 여동생 이야기를 하던 그들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여성팬들 앞에서 '감사하고 사랑한다'라고 말하던 그들이 자신들만의 카카오톡 방에서는 그런 이중적인 얼굴을 보인 것이다.
이들 사이에서는 불법 영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것이 '범죄'가 아닌 놀이었다. 그들 중 그 어느 누구도 그 행위가 잘못됐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상을 올리라고 부추겼으며, 동조하고 함께 즐겼다. 최종훈은 음주운전을 하고 언론 보도가 나지 않게 입막음 한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공개 된 이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윤리의식이나 도덕성이 없어 보인다. 아무리 '유유상종'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이들에게 잘못된 일이라고 알려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지 놀라울 뿐이다.
왜 아무도 그들에게 잘못된 일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을까. 국내 3대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10년 넘게 함께 한 빅뱅 승리의 행동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아무리 회사가 시스템을 가지고 관리를 한다고 해도, 저지 방어선이 있다"라며 "결국 본인이 관리해아 하는 부분인데, 연예인들의 은밀한 단톡방에 대해서는 소속사도 몰랐을 것이다. 관리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지극히 사생활적인 부분은 모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마지막은 결국 본인이 해야 되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도덕적이거나 사회적인 것에 반하는 것을 금기해야 된다. 그게 기본적으로 깔려 있지 않다면 결국 이런 사고가 생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기의 속성을 생각해 스스로의 끊임없는 반문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교육이 동반돼야 한다. 소속사 뿐 아니라, 가정과 지인 그리고 본인까지 융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이 잘 돼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친분을 자랑하며 만들어진 이 단체 카카오톡 방은 범죄의 온상이 됐다. 정준영은 '버닝썬게이트'로 첫 구속된 연예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같은 카카오톡 방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김씨도 구속됐다. 승리는 탈세와 성매매 그리고 마약 혐의로, 최종훈은 경찰 유착 혐의 등으로 계속해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배우와 가수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은 '쉽게 왔다가 가는' 인기를 얻기 위해 일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산다. 공인은 아니지만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기에 자신의 말과 행동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경제적 부를 유지해 주는 인기의 속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스타가 되면 누구에게나 위기가 오지만, 많은 연예인들이 소속사나 가정 그리고 지인과 자신의 생각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 이 같은 범죄 불감증은 개인의 인성적인 문제와 그를 둘러싼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번 '버닝썬게이트'를 통해 소속 연예인들의 범죄를 바라보는 소속사의 대응 방식도 문제가 됐다. 승리 최종훈의 경우, 연예인 본인의 말만 듣고 "사실이 아니다. 강력 대응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이들의 범죄가 사실로 드러나 대중에게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겼다. 소속사들도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중심이 소속 연예인의 보호가 아닌 '진실'임을 알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