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발 안 중요해" 마지막 불꽃 배영수의 '버티기' 선언

잠실=심혜진 기자  |  2019.04.04 10:51
지난 2일 KT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배영수. 지난 2일 KT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배영수.
"이젠 버티기입니다. 은퇴 전까지 잘 버텨야죠."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를 거쳐 두산 베어스에 둥지를 튼 베테랑 투수 배영수(38)의 각오다.

배영수는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T와 홈 경기에서 세 번째 투수로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등판은 한화에서 뛰던 2018년 6월 5일 잠실 LG전 이후 301일 만이었다. 또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건 2015년 10월 3일 KT전 이후 무려 1277일(3년 5개월 29일) 만이었다.

그리고 임무를 잘 해냈다. 선두타자 심우준을 3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이어 오태곤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으나 김민혁을 2구째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두산 이적 후 첫 경기를 마쳤다. 공 12개를 던졌다.

이튿날인 3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배영수는 "어제보다 오늘 더 좋아야 한다. 상황에 잘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고 경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통산 463경기 중 358경기(77.3%)에 선발 등판한 배영수로서는 불펜 자리가 어색하기만 하다. 그는 "불펜과 선발은 차이가 많다. 운동하는 스타일부터 다 다르다. 잘 맞춰 해야 하는 것이 선수의 본분이니 불펜 투수로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배영수를 불펜으로 못 박은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선발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배영수에 대해 "일단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아는 투수이지 않나. 전성기 때 볼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속이 조금 올라올 필요는 있는 것 같다"면서 "일단은 뒤에서 나오되 선발 준비도 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선발 자리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는 "내가 잘 하면 나가게 될 것이다. 선발은 중요치 않다. 여기서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언제까지 야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주어진 시간, 환경, 임무는 잘 지켜내려고 한다. 지금부터는 '버티기'다.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어느덧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20년차가 됐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배영수는 "두산까지 오면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다. 각 팀의 돌아가는 사정도 알게 됐다"면서 "나중에 지도자가 되면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지 않을까 한다. 공부는 끝이 없다. 계속 많이 배우고 눈으로 많이 담으려 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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