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지윤(왼쪽)과 최동석 KBS 아나운서 /사진=스타뉴스
"즐거웠던 50여 분의 간의 산행을 마치고 역병 속에 피어나는 가족애를 실감하며 카페로 향했다."(박지윤 인스타그램)
방송인 박지윤이 SNS 글과 사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주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지인 가족과 여행 모습이 코로나19 확산 속 '사회적 거리두기' 장려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여행 사진을 안 올리시는 게 어떨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모두 집에 있는 시기"라는 네티즌의 '조심스러운 지적'에 박지윤이 '발끈'하며 일이 커졌다.
박지윤은 "관광지를 돌아다닌 게 아니라 프라이빗 콘도에 가족끼리만 있었다. 남편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보다 안전하다", "요즘 이래라 저래라 프로 불편러들이 왜 이렇게 많아. 자기 삶이 불만이면 제발 스스로 풀자. 남의 삶에 간섭 말고" 등의 글로 네티즌들의 화를 돋웠다.
당장 그의 '가족'인 남편 최동석 KBS 아나운서에게도 화살이 돌아갔다. 최동석 아나운서는 KBS 메인뉴스인 '뉴스9' 앵커를 맡고 있다. 뉴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외치던 최동석 아나운서의 가족 주말 산행이 이 시국에 과연 맞느냐는 지적이다. KBS 게시판에는 "'앵커도 안 지키는 걸 시청자한테 지키라는 겁니까?', '최동석 아나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안하나요?' 등의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그에 대한 하차 요구도 거세다.
네티즌과 설전하고 각을 세우던 박지윤은 최동석 아나운서에게까지 비난이 이어지자 한걸음 물러난 모양새다. "기사화를 원치 않는다"면서 장문의 해명글을 문제의 SNS에 게재했다. 하지만 네티즌의 화는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갑작스럽게 불똥이 튄 최 아나운서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KBS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다. 코로나19 확산 속 국가재난 시기에 메인뉴스 앵커 가족의 주말 산행이 두 달 가까이 '집콕' 중인 국민들에게 어떤 기분을 들게 할까.
보건복지부는 오는 4월 5일까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불요불급한 외출, 모임, 회식, 행사, 여행 등은 연기 또는 취소', '생필품 구매, 의료기관 방문, 출퇴근이 아니면 외출 자제', '퇴근하면 집으로, 아프면 집에 있기 등 직장 내 행동지침 준수', '밀집된 환경을 피하기 위한 재택근무, 유연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 '아프면 집에 있기, 아파하면 집에 보내기 가능한 근로환경 조성' 등을 지켜달라고 했다.
'역병 속 가족애'는 가족끼리만 알았으면 좋았으련만, 이를 SNS에 게시하고, 뭐라 하는 네티즌과 각을 세울 일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