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클라쓰' 박새로이(왼쪽)와 래퍼 마미손 /사진=JTBC, 어베인뮤직
4.15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인기 캐릭터를 선거 운동에 사용하려면 후보들이 당사자들의 거부로 머쓱해지게 됐다.
◆홍준표, '이태원클라쓰' 박새로이 빗대 '홍새로이' 쓰려다 '삭제'
4.15 총선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에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 후보는 인기 웹툰 및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박새로이 캐릭터를 차용한 '홍새로이'로 선거 운동에 나섰다 원작자의 거절 의사에 이를 단념했다.
홍준표 후보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새로이' 캐릭터를 차용한 '홍새로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이를 선거 운동에 사용했다. '수성을클라쓰'라는 새롭게 개설된 인스타그램 계정이 '홍새로이' 홍보의 중심이었다.
홍준표 후보 선거운동본부는 홍준표 후보를 '박새로이'를 따라 '홍새로이'로 내세우는 이유도 들었다. 박새로이와 홍 후보가 어린 시절부터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
박새로이가 '유년시절 갑질에 의해 부당한 일을 당하고 아버지를 여읨'이라면 홍새로이는 '유년시절에 아버지께서 누명으로 억울한 일을 당함'이고, 박새로이가 '해당경험을 통해 요식업계에서 큰 손이 되어 복수를 하겠다는 꿈을 가짐'이라면 홍새로이는 '권력형 비리에 대항하기 위해 검사의 꿈을 가짐'이라는 식이다.
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타협하기 보다는 뚝심을 지키는 방식으로 결국에 꿈을 이루고 복수에 성공'한 게 박새로이라면, 홍새로이는 '검사의 꿈을 이루어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으면 강인한 이미지로 대통령급 정치인으로 성장'했다고도 했다.
원작 웹툰 '이태원클라쓰'의 원작자이자 동명의 JTBC 드라마 극본을 쓴 광진 작가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작권자인 저는 이태원 클라쓰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도 띠지 않길 바랍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광진 작가는 글과 함께 직원으로 보이는 관계자와 나눈 SNS 메시지도 캡쳐한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에는 광진 작가와 지인이 나눈 대화가 담겨있다. 홍준표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가 '이태원클라쓰'와 광진 작가의 팬이라며 광진 작가에게 영상 회의가 가능한지 직원에게 묻는 내용이었다. 광진 작가는 "좋게 거절하삼. 차기작 준비로 다른 일 못한다"고 라고 답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이와 관련 8일 특별한 언급 없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했던 '홍새로이'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수성을클라쓰' 인스타그램 계정도 비공개 전환했다.
◆오준석, 래퍼 마미손 연상 이미지 도용했다 '사과'
서울 동대문구갑 선거구에 나선 오준석(민중당) 후보는 래퍼 마미손과 소년점프를 패러디 해 홍보를 진행했다 사과해야 했다.
마미손 소속사 세임사이드컴퍼니는 8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소속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저작물이 특정 정당의 홍보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당사의 동의 없이는 아티스트의 어떠한 이미지와 저작물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마미손은 어떠한 정당의 홍보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지와 저작물 무단 도용을 멈춰달라"라고 덧붙였다.
오준석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오준석 선본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 횡포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기 위해 래퍼 마미손과 소년점프를 패러디 해 홍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선본 차원의 법리자문을 통해 패러디 저작물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 확인을 받았으나, 매니지먼트사와 협의하는 차원까지 진행하지 못한 불찰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준석 후보는 "선거운동 지역의 현수막은 4월 7일자로 모두 교체된 상황이며, 온라인상의 홍보물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