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의 유민상과 김하영
최근 '개콘'을 본 적 있는지?
열에 아홉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해 무려 22년째 방송 중인 국내 대표 공개 개그프로그램. 2003년 8월에는 무려 35.3%의 시청률(닐슨 전국기준)을 기록했을 정도로 일요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의 강자였다. 그러다 2016년 이후 눈에 띄게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2017년 이후에는 10%대, 2018년 이후에는 5~6%대 시청률을 보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10일, 17일 방송이 각각 2.8%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수많은 히트 코너와 캐릭터를 만들어냈던 '개콘'의 몰락을 보는 듯하다.
물론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이런 '개콘'에 극약처방을 하고, 인공호흡기를 들이밀며 절치부심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시청률 반등 기미가 없다.
'개콘'의 이런 부진 요인에 대해 그간 여러 원인 분석이 있었지만, 결국은 시청자 변화에 적극 대처하지 못한 게 크다.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 유튜브에 푹 빠져있는 있는 상황에서 '개콘'식 유머는 재미없다는 게 중론이다. "웃기지 않는" 개그 프로그램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지금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미안하게도 여전히 웃기지 않는다. 몸 개그식 웃음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개콘'이 아니어도 클릭 한 번이면 어디서라도 볼 수 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개콘'이 전혀 엉뚱한 곳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민상과 김하영의 '열애'가 주목받고 있는 것. '절대(장가)감 유민상'이란 코너 속 커플이 실제로도 사귀는 것처럼 비치면서 궁금증을 모으고 있는 것. 재연배우로도 유명한 배우 김하영은 유민상과 열애설로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이 오르며 큰 관심을 불렀다.
부진에 빠진 '개콘'이 어떤 방식으로든 주목을 받는 건 희망적인 일이다. 그런데 출연자 유민상과 김하영의 열애설이 큰 관심을 받는 데 비해 대중은 여전히 '개콘' 그 자체에는 그다지 큰 흥미를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유민상과 김하영의 열애 사실 여부에 대한 제작진의 답변은 "방송을 봐달라"인데, 두 사람이 실제로 사귀는지를 알기 위해 꼭 방송을 보겠다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쉬울 따름이다. 천하의 '개콘'에게 부활을 위한 '비장의 무기'는 과연 '낚시성 열애' 밖에 없을까. 어쩌다 '개콘'이 이렇게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