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한테 격분→돌진' 하승진 회고 "대화하러 갔을 뿐... 제 오점이자 흑역사" 사과

김우종 기자  |  2021.01.20 07:55
2015년 1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경기. 당시 관중한테 돌진하려던 하승진을 관계자들이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2015년 1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경기. 당시 관중한테 돌진하려던 하승진을 관계자들이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은퇴 후 한국 농구를 향한 직언과 빼어난 입담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하승진(36)이 과거 팬한테 돌진하려다가 징계받았던 일을 떠올렸다.


'한국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하승진은 19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중에게 돌진한 하승진. 썰 풀었습니다"라면서 영상을 게재했다.

하승진은 "재미 있게 풀긴 했지만 프로 선수 인생의 오점처럼 남은 흑역사다.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사과드리겠다. 죄송하다. 줄거움만 드릴 수 있는 하승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1월 1일이었다. 당시 하승진은 전주 KCC 소속으로 뛰고 있었다. 상대는 서울 삼성. 경기 도중 하승진은 상대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34)와 충돌해 코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하승진은 부상 순간을 떠올리며 "정말 고통스러웠다. 팔꿈치에 맞고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분쇄 골절이 됐다. 맞는 순간 별도 안 보이고, 바로 바닥에 누워 있었다. 뇌가 흔들리면서 살짝 기절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상황은 그 이후 발생했다. 쌍코피가 터진 하승진은 더 이상 경기에 뛸 수 없었다. 그런데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순간, 하승진은 한 팬이 내뱉은 말을 듣고 흥분해 돌진하려 했다. 다행히 주위의 경호원과 관계자들이 그를 막으면서 더 큰 불상사로는 번지지 않았다.

하승진은 "많은 분들께서 오해하고 계시다"고 입을 열면서 "경기장이 엄청 조용했다. 라커룸으로 들어가는데 팬 한 분이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덩치도 큰 게 엄살 부리고 있어. 경기 지연되잖아'라고 비아냥대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관중석에 많은 분들이 계셨는데 한 분이랑 눈이 딱 마주쳤다. 저도 놀랐고 그분도 놀랐다. 확실히 인간은 교감하는 생명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저는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냐 하고 디테일하게 대화를 나눠보려고 갔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선수 시절의 하승진. /사진=뉴스1 선수 시절의 하승진. /사진=뉴스1


그는 '만약 안 말렸다면 (관중을) 때렸겠는가'라는 질문에 "정중하게 대화를 요청하기 위해 가는 장면이었다"고 웃으면서 "그런데 옆에서 경호원 분들이 말리다 보니 그림이 격해 보였다. 또 커튼이 목을 감고 있어 밀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웃음) 경호원과 관계자들이 다 모여서 저를 잡으니 221cm, 150kg 거구가 순식간에 삭제됐다"고 이야기했다.

하승진은 "지금도 제 이야기가 나오면 두고두고 회자 되는 장면"이라면서 "전 억울했다. 부상을 당하고 싶어서 당한 것도 아니다. 코가 부러져 너무 고통스러웠다. 경기 후 리오 라이온스가 저희 구단 버스까지 찾아와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현재 코를 풀어도 한쪽이 답답한 후유증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하승진은 이 사건으로부터 KBL 재정위원회로부터 가장 낮은 수위이긴 하지만 견책 징계를 받았다. 하승진은 "관중과 마찰을 일으킨 것 자체가 엄청난 사건이었다. 경기도 안 되고, 코도 부러지고, 관중한테 욕도 먹어 속상해 라커룸서 대성통곡했다"며 "이후 그 팬 분께서도 언론을 통해 죄송하다고 했다. 저도 죄송하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그때 정말 죄송했다. 그 팬분께서 이 영상을 보시면 연락 한 번 주시길 바란다. 좋은 마음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약속했다.

재차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는 하승진. /사진=하승진 공식 유튜브 갈무리 재차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는 하승진. /사진=하승진 공식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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