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흡연 논란, 몰래 촬영엔 왜 관대한가 [문완식의 톡식]

문완식 기자  |  2021.05.05 16:55
가수 임영웅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가수 임영웅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가수 임영웅이 흡연 논란에 휩싸였다.

임영웅이 TV조선 '뽕숭아학당' 촬영을 하면서 실내에서 흡연을 했다고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 4일 한 매체가 이날 서울 상암동에서 진행된 TV조선 '뽕숭아학당' 녹화 현장을 촬영했고, 임영웅 등 '뽕숭아학당' 출연자들의 촬영 전 대기실 모습을 공개했다.

문제는 이 영상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촬영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예인들의 방송 녹화 전 이른바 방송국 출근길을 찍은 것도 아니었고, 건물 내 대기실 모습을 멀리서 카메라로 당겨 찍었다. 관계자들은 이 영상이 대기실 인근 건물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임영웅이 흡연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은 별도로 다른 매체로 전해져 지금의 임영웅 흡연 논란으로 불거졌다. 임영웅은 대기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찍혀 이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 방송 녹화 전 분장을 마친 스탠바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건강증진법은 누구든지 지정된 금연구역에서 흡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한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임영웅이 만약 실제로 금연구역인 실내에서 흡연을 했다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보건복지부 '금연구역 지정 관리 업무지침'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을 바탕으로 금연구역 위반시 사진으로 촬영해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하지만 이 주체는 '공공기관'이고 '업무를 위해서'라고 적시돼 있다. 지방자치단체 금연구역 단속지침에도 단속은 위반 행위 사진 촬영→단속 요원 신분 소개→위반사실 및 단속 근거 설명 순으로 진행된다. '단속 활동 시 누구나 정당한 공무집행 중임을 알 수 있도록 신분증명서를 잘 보이도록 패용하고 반드시 최소 2인 1조로 함께 행동'이라고 나와있다.


그 어디에도 금연구역에서 흡연 한 사람을 몰래 찍어서 신고해도 된다는 내용은 없다.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지 않냐고, 어찌됐든 임영웅의 잘못이 알려진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헌법 제 10조 제1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초상권을 헌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조항과 함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한다.

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대법원은 보험회사 직원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장해 정도에 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피해자들의 일상생황을 촬영한 행위에 대해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대법 2004다 16280).


몰래 촬영으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이나 그 중대성, 몰래 촬영의 필요성과 효과성, 몰래 촬영의 보충성과 긴급성, 몰래 촬영의 상당성이, 과연 임영웅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 보호보다 대기실 흡연 추정 모습을 공개해 대중에게 알릴 만큼 컸는지는 의문이다.

임영웅이 그릇된 행동을 했다면 비판 받아 마땅하다. 위법행위를 했다면 대가를 치르면 된다. 하지만 '논란'에 앞선 임영웅의 피해에는 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가. 임영웅의 흡연 논란에 앞서 내가 방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누군가 몰래 들여다보고 이를 카메라로 찍고 있을 수도 있다는 데 더 경악해야 하지 않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몰래 촬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모두 감시 사회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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