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정상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상빈은 26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 교체로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답답하던 수원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틀 전 그는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6월 월드컵 예선을 치를 국가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2002년생인 그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탁이었다.
그리고 이날 그는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상빈은 팀이 0-0으로 맞서던 후반 32분 유주안 대신 교체로 투입됐다. 팽팽하게 이어지는 0의 균형을 깨트리라는 특명을 받았다.
투입 직후부터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전방을 누볐다.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공이 흐르자, 수비보다 뒤늦게 출발해 거의 따라잡는 스피드를 보여줬다. 연장 전반엔 절묘한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들을 제친 뒤 상대 파울을 유도해냈다.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홈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하이라이트는 연장 후반 5분이었다.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 기회가 찾아오자 그가 직접 키커로 나섰다. 수비벽을 넘긴 그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폭발적인 스피드 외에도 프리킥 능력까지 겸비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정상빈은 공격 포인트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신 승부차기에서 팀의 4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시켰다. 가운데로 강하게 찬 그의 '강심장' 킥은 안양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덕분에 수원은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안양을 꺾고 FA컵 8강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