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정 감독이 tvN 토일드라마 '마인' 종영을 기념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제공=tvN '마인'
이나정 감독이 강렬한 연출로 성공을 이끌어냈다. 그간 대부분 청춘물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안겼던 이 감독은 '마인'을 통해 두 여성의 연대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편견을 깼다.
이나정 감독은 5일 tvN 토일드라마 '마인'(극본 백미경, 연출 이나정,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제이에스픽쳐스)종영을 맞이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마인' 최종회는 국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 10.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기준)
이 감독은 지난 2011년 드라마 KBS 1TV '당신 뿐이야'를 시작으로,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KBS 1TV '눈길', KBS 2TV '오 마이 비너스', KBS 2TV '쌈, 마이웨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tvN '마인' 등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그는 '마인'을 통해 통통 튀면서도 극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이에 비밀이 밝혀지거나 중요한 순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으며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나정 감독은 스타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마인'에서 선보인 '나의 것'을 모두 밝혔다.
이나정 감독이 tvN 토일드라마 '마인' 종영을 기념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제공=tvN '마인'
Q. '마인'의 종영을 맞이하게 되셨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또 매 회차가 거듭될수록 점점 상승곡선을 이루는 시청률 추이를 기록했고 남다른 반응을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 진심을 다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 제작진들과 즐겁게 봐주신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Q. '마인'에는 각 인물들이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휴머니즘과 블랙코미디의 순간들 그리고 1회부터 끌고 온 '카덴차 살인사건'의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장르들이 있었다. 특히 기존 드라마들과 달리 건물, 그림, 소품, 미술 등 시각적인 면에서 진짜 상류층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줬다는 호평이 많았다. 이러한 요소들 속에서 어떤 전체적인 연출 포인트를 두고 작업하셨는지, 미술에 특히 신경을 쓰신 이유와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 '마인'은 등장인물들도 많고 모든 캐릭터들이 개성이 넘치는 드라마다. 장르적으로도 블랙코미디와 미스테리, 휴먼을 넘나든다. 배경은 상위 1%입니다. 분명히 볼거리가 있되 식상하거나 산만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시청자들이 풍성한 마음으로 드라마를 보았으면 했다. 눈과 귀가 호강하는 드라마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비주얼 프리 프러덕션팀을 만들어 4개월 정도 컨셉을 준비했다. 2021년, 상류층은 어떤 건축물을 좋아하고, 어떤 것들을 쓰고 입고 먹는지 충분히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촬영감독님, 미술감독님 등 스탭들에게 만들고 싶은 이미지와 방향성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함께 프러덕션을 진행했다.
고급스러움에 대한 기준도 새롭게 만들어 보고 싶었다. 흔히 말하는 화려하고 요란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비움과 채움을 확실하게 선택하면서 부자들의 실제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 결국 이러한 고급스러움 속에 살아갈 뿐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엉망진창의 관계들, 공허한 욕망들, 모순적인 감정들을 아이러니하게 펼치고 싶었다. 그 안에서 진짜 중요한 나의 것을 찾는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다.
이나정 감독이 tvN 토일드라마 '마인' 종영을 기념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제공=tvN '마인'
▶ 이보영 배우는 맑고 강한 캐릭터를 독보적으로 표현해줬다. 대기시간에 편안하게 있다가 순간적으로 몰입해서 연기를 해나가는데 놀랄 때가 많았다. 지적이고 차분한 느낌도 있지만, 그보다 직관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여서 7부 엔딩같은 폭발력있는 씬들에서 한순간에 화면을 장악하는 능력이 엄청났다.
김서형 배우는 순수하고 깊은 눈빛을 시청자들과 함께 봤다. 짧은 한 씬에도 그 캐릭터가 살아왔던 인생 전체를 표현하는 연기력에 놀랐고 감사했다. 연기를 잘 담아서 다 표현해주고 싶었습니다. 단순한 센캐로 소비되기에 아깝고 정서적인 풍부함과 멋있는 중심을 가진 배우인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모두 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현욱 배우는 자신만의 큰 그림을 가지고 이번 작품에서 다채로운 연기력의 향연을 보여주었다. 의외로(?) 액션을 너무 잘합니다. 몸도 날렵하고 유연하고. 앞으로 멋있는 장르물도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옥자연 배우는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강한 포스가 인상적이다. 확실하고 강렬하게 표현해주는 연기로 극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었다.
차학연, 정이서 배우는 둘다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계속해서 노력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 좋았다. 박혁권, 박원숙 배우는 현장에서 연기자들, 스탭들을 모두 팬심으로 즐겁게 연기를 지켜보게 만든 두 배우였다. 코믹씬이 아닌 씬에서 두분 배우의 내공을 봐주셨으면 한다. 특히 박혁권 배우님의 균형감있는 감정씬, 박원숙 배우님이 순혜의 방식으로 표현한 인생의 쓸쓸함과 외로움들이 좋았다.
Q. 감독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혹은 가장 공을 들였던 '마인' 속 명장면을 꼽는다면 어떤 장면인가.
▶ 16부에 카덴차 살인사건의 전체 장면이 꽤 길게 나온다. 그 장면이 공을 들일 수 밖에 없었고, 인상에 많이 남는다.
이나정 감독이 tvN 토일드라마 '마인' 종영을 기념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제공=tvN '마인'
▶ 동성애 장면이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다만 '멜로'를 연출한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담백하면서도 정서는 깊이있게 가져가고 싶었고, 김서형 김정화 배우가 너무나 잘 연기해 주었다. 학폭 장면도 가족의 형태가 다른 것이 놀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고 이보영 배우가 속 시원한 장면을 잘 연기해 주었다.
Q. 성소수자였던 김서형 배우의 장면들은 '한국의 캐롤'이라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해당 장면의 연출 요구 혹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들은 무엇이었나.
▶ 윗 질문과 이어서 동성애다, 이성애다를 굳이 나누어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극중 관계에 좀더 집중했다. 예술적 영감을 주고 받았던, 너무나 사랑했던 첫사랑과 '다시 만나는 것'이 서현에게 어떤 의미일까 배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나가버린 사랑을 되돌린다거나 후회하는게 아니라, 지금의 서현, 수지최에게 유효한 감정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극 중 수지최와 서현의 미술 작품들에 스토리를 최대한 부여하고 싶어서 날개그림, 파도그림, 레볼루션 시리즈도 공들여 작업을 했다.
Q. 이보영, 김서형 배우는 그간 드라마를 통해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마인'을 통해 새롭게 보인 부분도 있었다. 감독의 눈으로 봤을 때 '마인'을 촬영하면서 배우의 어떤 새로운 면모를 봤나.
▶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이보영 배우의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봤다. 어떤 옷도 잘 어울리는 화려함이 있었다. 다양한 장면에서 자기애를 잃지 않는 모습도 멋있었다. 촬영장 밖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고 밝고 즐거워서 촬영내내 즐겁게 지냈다.
그간 쎈 캐릭터 이미지가 강했는데, 김서형 배우의 가장 촉촉한 눈, 풍부한 정서, 깊고 진한 표정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압축해서 한번에 보여주는 몰입감 있는 연기에 제 자신부터 깊이 매료됐다.
이나정 감독이 tvN 토일드라마 '마인' 종영을 기념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제공=tvN '마인'
▶ 일단 반가운 마음이 든다. 다양한 인생을 간접 체험 하는 것이 드라마이듯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연출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Q. 개인적으로 꼽는 '마인'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 눈과 귀가 즐거운 드라마. 연기력의 향연. 신선한 전개 등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연출자의 입장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 이번 작품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너무나 많지만, 인생의 갑작스런 균열을 만나고 그걸 맑고 강하게 헤쳐나가는 희수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은 갔다.
Q. 마지막으로 그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흔한 표현일 수 있지만 그동안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매 회 매 회 만들면서 시청자분들이 이번 회는 어떻게 볼까 궁금하고 기대했다. 보내주신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드린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