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구수환 감독 "알비노를 기억하며"

이경호 기자  |  2021.09.02 08:41
영화 '부활'의 주인공 알비노./사진제공=이태석 재단 영화 '부활'의 주인공 알비노./사진제공=이태석 재단


영화 '부활'(감독 구수환)의 주인공 알비노가 세상을 떠났다.

'부활'의 마지막 장면. 주인공으로 출연한 이태석 신부의 제자 중 한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난히도 이 신부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던 제자였기에 관객들은 놀라움으로 자리를 일어서지 못했다.


그는 아투아이 알비노 유엔 라디오 방송국기자다. 일곱 살 때 한센병환자인 할머니를 따라 라이촉마을(한센인 거주지)에 와서 자랐다. 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되도록 이태석 신부의 도움 때문이다.

이태석 신부가 톤즈를 떠난 후 알비노는 스승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한센인과 아이들에게 나누어 줬다. 그것도 모자라 방송국에서 받은 월급은 우물을 파고 한센인 들은 돕는데 썼다. 주민들은 이신부가 부활했다며 알비노에게 고마워했다.


알비노에게는 두 딸과 아들이 있다. 고생하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 사랑으로 키웠다. 화목하던 가정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알비노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이다. 구수환 감독은 큰 충격을 받았다. 영화 촬영 이후에도 같은 방송인이라며 의지하고 잘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현지를 갈수가 없자 구 감독은 장례비용을 보내 마지막 길을 마음으로 함께 했다.

3개월 후 이태석재단에 알비노의 부인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남편이 떠난 후 생활비가없어 고통 속에 살아간다며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절한 내용이다. 이태석 재단은 매달 생활비와 교육비 지원을 시작했다.


구수환 감독은 "알비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부탁하던 말이 생각난다.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공부를 시켜달라는 것인데 대답하지 못했다. 그것이 두고두고 마음이 아프다. 알비노 부인이 역경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재단에서 힘이 되어주려 한다"고 전했다.

최근 알비노의 부인으로부터 소식이 왔다. 아이들이 학교에 잘 다니고 있고, 자신도 초등학교 공부를 시작했다며 중학교까지 졸업하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며 밝게 웃었다.

한편, '부활' 은 재개봉 이후 꾸준하게 전국 교육지자체를 중심으로 이태석 정신을 전하고 있다. 최근 '부활' 구수환 감독이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밝힌 유투브 인터뷰 영상은 100만뷰를 넘었으며, 재단 후원자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며 범국민적인 관심을 입증하는 중이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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