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도 여전한 열정 장혁 "지금은 밀도·색채가 더 짙어졌죠"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2021.11.06 10:21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영화 '화산고'를 찍을 때 24살이었어요. 그때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앉는 의자에 '열정 장혁'이라고 썼더라고요. 열정을 갖고 스크린을 채워나가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했죠."


어느 덧 40대가 된 배우 장혁(45)의 말이다. 장혁에게는 여전한 열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단계적 일상을 회복 중인 현재, 가장 먼저 개봉하는 한국 영화가 있다. 바로 '열정 장혁'이 출연한 '강릉'이다. '강릉'은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극.


장혁은 "조심스럽다. 지난해 코로나 시국에 '검객'이 개봉했는데, 무대 인사를 못 했었다. 시사회를 하게 됐는데 띄어앉기를 하다 보니 그 전에 느끼지 못한 차가운 느낌이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강릉' 출연 제안을 촬영일로부터 2년 반 전에 제안을 받았다는 장혁이다. 그는 "누아르 장르에 대한 신선함이 있었기도 했지만, 오랜만이었다. 제가 연기한 이민석이라는 캐릭터가 악의 축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길석(유오성 분)을 방해하는 빌런 포지션이라 색채감이 있더라. 이 인물이 날카롭고 직선 방향으로 가지만 다른 부분을 통해 연민을 만들어줄 여지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가 풍성해져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라며 '강릉'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극중 장혁은 갖고 싶은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해온 남자 민석 역을 맡았다.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정사정없이 달려가는 매서운 인물을 연기했다.

장혁은 "아무래도 누아르 장르에서 보여주는 남성다움에 대한 느낌보다는 연민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라며 "끝끝내 민석은 살아가기 위해 앞으로 간 사람이다. 이건 삶의 발버둥이었던 것 같다. 또 실질적으로는 배 안에 계속 갇혀 있는 듯한 식의 사람으로 현실 세계를 살고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면적으로 거친 파도를 느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장혁이 생각하는 '강릉'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그는 "이야기 축이 밀도감이 있었다. 각자의 캐릭터가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았나 싶다. 날카로워지고 이면적인 부분의 시각을 조금 더 드러내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날카로웠던 사람조차도 연약한 사람이었다. 표면적으로 바뀌는 느낌이 시나리오 속에 있었다. 액션 위주로 갔다기 보다 사람 관계 안에서 깊이 있는 변화가 영화 속에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답했다.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강릉'은 유오성과 장혁이 드라마 '장사의 신 - 객주 2015'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장사의 신 - 객주 2015'에서는 장혁이 선역으로, 유오성이 악역으로 출연했다.

장혁은 "형님이랑 '장사의 신 - 객주 2015' 이후 오랜만에 하게 됐다. 경쟁 심리가 있는 선배님이시기도 하다. 이런 장르에 특화된 배우니까 시나리오 읽었을 때 재밌는 시너지가 나올 것 같았다. 무자비한 빌런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반대의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선배님이 가진 묵직한 모습, 묵직함이 베이스가 됐다. 제가 연기한 민석은 계속 찌르는 캐릭터이다 보니까 형님이 가진 묵직함이 저와 시너지가 잘 맞지 않았나 싶다. 사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장면은 포장마차에서 마주치는 신, 마지막 액션신 빼고는 거의 없었다"라고 했다.

'장사의 신 - 객주 2015'와 달리 '강릉'에서는 두 사람의 캐릭터가 바뀌어서 유오성이 선역, 장혁이 악역으로 출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장혁은 "포지션에 대한 건 달라졌지만, 작품을 같이 했던 배우들간의 신뢰는 처음 무언가를 시작하는 포지션에서보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 '장사의 신 - 객주 2015'를 거의 1년 남짓 하다 보니까 그 배우에 자체에 대한 연대감이 있었다. 또 신뢰감 때문에 흥미있고 재밌게 표현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장혁 /사진제공=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목처럼 '강릉'은 강릉 일대에서 촬영했다. 장혁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오대환이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강릉' 촬영 현장을 공개한 바 있다. 장혁은 로케이션의 중심지였던 강릉에 대해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

"쓸쓸한 바다로 느껴졌다. 생각이 많이 드는 여지는 포장마차에서 길석과 함께 대화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이 영화의 느낌을 대표해서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액션 대표 배우'라는 수식어가 장혁 앞에 늘 따라붙는다. 그러나 장혁은 열심히 했었던 것 뿐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해왔던 장르에서 액션을 요하는 신들이 많았다. 표현을 했었던 것 뿐인데 감사하게도 액션 대표 배우라는 이미지가 됐다. 열심히 했었던 것 뿐이다. 액션적인 부분은 후배들의 자극이 많다. 액션신 따로 감성신 따로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감정에 의해 표현되는 액션이 많은 것 같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장혁은 "최근에 '화산고'를 다시 봤다. '화산고'를 찍었을 때는 24살이었다. 그때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앉는 의자에 '열정 장혁'이라고 썼더라. 열정을 갖고 스크린을 채워나가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했다. 40대 중반으로 오면서 느끼는 건 지나온 시간 안에 경험과 그 사람이 느끼는 생각, 가치관이 사람의 밀도를 만드는구나 했다. 젊을 때보다 색채나 밀도가 짙어져서 지금은 조금 더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 똑같은 대사를 하더라도 무게가 실려있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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