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팬들한테 인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박해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공식 SNS
LG 트윈스는 전날(14일) "삼성에서 뛰었던 박해민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6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은 32억원이며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의 조건이었다. 박해민은 이제 서울에서 또 다른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박해민은 15일 삼성 구단이 공식 SNS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 인사했다. 박해민은 2012년 육성 선수 신분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10년 간 사자 군단의 일원으로 뛰었다.
박해민은 "동료들 모두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강)민호 형과 (이)원석이 형, (우)규민이 형은 타 팀에서 이적을 한 번 해봐서 그런 마음을 잘 아는지 '가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아쉽지만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LG와 계약을 맺은 뒤 곧장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겼다고 했다. 그는 "고맙게도 후배들한테 연락이 많이 왔다. 제가 좀 많이 괴롭힌 것 같아 사구를 맞히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며 농담을 한 뒤 "(원)태인이는 장문으로 메시지를 보내줬다. 자신의 주무기가 체인지업인데, 거기에 안 속을 걸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박해민은 LG 이적이 확정된 이후 팬들한테는 개인 SNS에 직접 쓴 손편지를 남기며 인사했다. 그는 "이적이 급작스럽게 이뤄져 경황이 없었다. SNS로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늦어서 죄송했다. 팀을 옮긴 것도 삼성 팬들께 죄송한 일인데, 그래도 많이 축하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안 좋은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있기에 화나는 감정도 생긴다고 생각한다. 저한테도 상처가 될 수 있지만, 이적으로 상처받은 팬들의 마음만큼은 아니라 생각한다. 손편지로 그 상처가 치유되지는 않겠지만 진심을 보여드리고 싶어 손편지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라이온즈파크 로커룸에 쌓여있던 자신의 짐을 모두 치웠다. 그는 "아직 실감이 좀 안 나는 것 같다.이제 개인 훈련 기간이니까 운동을 할 것"이라면서 울컥한 뒤 "야구장 처음 생기고 계속 썼던 로커룸의 짐을 뺀다고 생각하니, 좀 마음이 많이 안 좋은 것 같다"며 끝내 왈칵 눈물을 쏟았다.
끝으로 그는 "시즌 전부터 주장을 맡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떠나게 됐다. 그 말씀만 믿고 계셨을 팬 분들께 상처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행복하고 즐거웠다. 제 개인 SNS를 통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삼성에서 많은 별명을 얻어간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람보르미니'나 '스파이더민'은 다른 팀에 가도 들을 수 있을 텐데…. 팬 분들께서 '햄장님(박해민+주장님)'이라는 말씀을 해주시는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이 별명은 이제 주장을 다시 하지 않으면 못 들을 별명이라 많이 뭉클했다. 좋은 추억을 갖고 갈 수 있도록 해주신 동료들과 주장을 맡으면서 많이 가까워진 프런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변하지 않고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다. 내년에 야구장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박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