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닥터' 고상호 "길게, 오래, 조금씩 스며드는 배우 되고파"[★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2022.03.04 18:46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고상호가 두 번째 의학 드라마에 도전했다. 처음보다 비교적 능숙하게 수술 도구를 잡고 열연을 펼쳤다. 그는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남을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tvN 드라마 '고스트 닥터'(극본 김선수, 연출 부성철)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다.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5%를 넘긴 후 꾸준히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며 큰 사랑을 얻었다.(닐슨 코리아 제공)

고상호는 극 중 차영민(정지훈 분)의 후배인 안태현 역을 맡았다. 안태현은 지방대학교 출신이라 전공의 선발 당시 뽑히지 않을 뻔 했지만, 차영민의 눈에 들어 병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노력과 근성 있는 타입이지만, 까칠한 차영민에게 시달리면서 점차 변해가는 인물이다. 그는 '고스트 닥터'에서 치명적인 사건을 만들어내는 악역이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고상호는 최근 스타뉴스와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고스트 닥터' 촬영 현장과 배우들의 호흡은 물론 자신의 가치관을 털어놓았다.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tvN 드라마 '빈센조' 이후 1년 만에 '고스트 닥터'로 돌아왔다. 종영 소감 한 마디 부탁한다면.


▶ 1년이긴 하지만 촬영 기간이 길어서 '빈센조'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들어갔다. 사실 중간에 설도 있고 올림픽도 있었는데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로서, '고스트 닥터'에서 가장 매력을 느낀 점은 무엇인가.

▶ 의학 드라마인 듯한 판타지다. 의학적인 거 보다는 고스트로 빙의되는 과정 중에 생기는 흥미들이 재미있었다. 배경만 병원이었을 뿐이지, 빙의가 되는지 혹은 되지 않는지를 다루는 판타지가 잘 어우러졌다. 예를 들어 '투명인간이 되면 어떨까' 싶은 질문, 상상력을 잘 충족시켜 준 거 같다.

- '고스트 닥터'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5%를 넘은 뒤 지속적으로 4~6%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어느 정도 뿌듯함이 있었을 거 같은데.

▶ 첫 방송이 끝나고 나서 감독님 얼굴이 좋아지셨다. 마스크를 쓰는 걸 알고 있는데도 다들 뭔가 환해지고 여유가 생긴 거 같더라.

-의학 드라마는 사실 다른 장르물보다 특색이 강해서 어려울 것 같은데 벌써 두 번째다. 용어나 수술 행위 등이 익숙했을 거 같은데 어땠나.

▶ 맞다. 난 조금은 익숙했다. 수술실에 첫 수술 신을 촬영 하는데 '그래, 맞아. 어려웠었지'란 생각이 들더라. 또 ('고스트 닥터' 팀이) 의학 드라마를 해본 팀이 아니라 초반엔 내가 많이 주도를 한 부분이 있다. 한번 경험이 있다 보니까 '저렇게 하면 안 된다'란 얘기를 하게 되고 특수 분장 선생님도 봤던 분이라 익숙했다. 의학 드라마는 배우 혼자 준비할 수 있는 게 없다. 특히 수술 장면은 현장에서 바로 배우고 투입된다. 그러니 이런 걸 반복해 경험치가 쌓인 거 같다.

-안태현 역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기했는지.

▶ 최대한 안 미워보였으면 하는 게 컸다. 감독님이랑 얘기를 많이 했던 부분이다. 특수한 인물이 아니라 사회에서 흔히 보이는 보통 사람으로 보이길 원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보여지려면 정말 열정적인 의사 같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진짜 의사처럼 보여질 수 있게 외적인 부분들도 신경 썼고 그의 선택이 이해 가게끔 연기했다.

-사실 안태현은 차영민을 코마 상태에 빠지게 한 주범이었는데 결국 안태현이 차영민을 수술하지 않나. 굉장히 임팩트 있던 장면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현장은 어땠는지.

▶ 거기까지 끌고가긴 했는데 막상 하니 어렵더라. 감독님과 얘기할 때도 그렇게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근데 보는 사람들은 '쟤는 뭔데 저기 앉아서 울고 있나'라고 할까봐 어려웠던 거 같다.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연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었나.

▶ (안)태환이와 하늬 씨가 같이 마주했을 때 웃겼다. 둘이 정말 '찐남매'더라. 모였을 때 분위기가 웃겼다. 다들 태환이를 놀리느라 재밌었다. 하늬 씨도 오자마자 분위기를 주름잡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태환이가 너무 쑥스러워하더라.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애드리브가 굉장히 많았다고 들었다.

▶ 난 거의 못했다. 대본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면서 '저걸 언제 저렇게 했지' 싶더라. (정)지훈이 형이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상황에 맞춰서 대본이 조금씩 들어가고 하다 보니까 유쾌하게 풀어갔다. 나도 웃으면서 장난도 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기가 제일 어려웠을 땐, 나는 혼자 진지하게 지훈이 형이 없는 상태로 안 보이는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다. 근데 매일 웃기려고 해서 힘들었다. 난 늘 빙의된 차 교수, 즉 김범 배우와 연기를 하기 때문에 (정지훈을 보며) 외롭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김범과의 연기 호흡을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나.

▶ 워낙 노력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생각했다. (고승탁 역이) 배우가 봤을 때 부러운 역할이었다. 빙의가 된다고 해도 톤을 달리 해서 연기해야 하는 거지 않나. 그러면서 봤을 때 옆에서 지켜볼 때 노련하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나이만 어렸지 한참 선배이니 그런 부분들을 많이 보고 물어보기도 하고 따라하기도 했다.

-악역 연기를 할때 꼭 생각하는 지점은 무엇인가.

▶ 늘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안태현도 위치상 악역으로 보이지 정상적인 사람이 피폐한 사람이고 악역이라기 보다는 그런 걸 보여지게 하면 들었다고 싶었다. 그 사람 안에서 타당성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렇지 않으면 말도 안되는 나쁜놈이 되니까.

-혹시 빙의를 할 수 있다면 어떤 직업 혹은 누구에게로 들어가고 싶나

▶ 정지훈으로 한번 살아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말은 안했는데 나의 20대를 책임진 워너비 스타다. 옛날에 머리부터 시작해 패션까지 모두 따라했다. 그래서 드라마 시작 전에 비랑 같이 연기한다는 사실에 떨렸다. 그래서 '정지훈처럼 산다는 건 어떤 걸까' 싶다. 이런 지점이 안태현으로서 도움이 되기도 했다. 차영민을 바라보는 모습들이 어느 정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지훈 형도 나한테 '안태현이 이해간다'고 하더라. 본인의 말로, 박진영 선배님 아래 있을 때 비슷한 부분이 있었고 답답하기도 하더라.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고상호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고스트닥터'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2.24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장르물이 되게 많은데 '고스트 닥터'도 판타지이긴 했지만 메시지 자체는 따뜻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하나.

▶ 이 시국에 어둡고 작품보다 통통튀고 캐주얼적인 작품이 좋기 때문이다. 대본으로 봤을 땐 자칫 잘못하면 무거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완전 가볍지도 않게 버무려 주셨다. 저희 또 이 시국인지라 화면까지 매체를 보면서 힘듦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풀어주지 않았나.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이 사랑을 받을 수 잇엇던 작품인 거 같다.

-사실 뮤지컬을 굉장히 오래했는데 드라마에선 몇 작품을 안하다 보니 신인의 마음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혹시 새롭게 배우거나 알게된 것도 있나.

▶ '생각보다 체질에 맞구나' 싶었다. 처음엔 너무 어렵고 낯설기만 하고 적응 안 됐는데 세 번째가 되니까 적응도 되고 이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지게 할 건지 생각도 되더라. 처음엔 정말 두렵고 무서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아직까지 얘기하는 게 난 신인 배우다. 여태 해왔던 연기 보다도 현장 분위기나 캐릭터 파악만 잘 하자는 생각이다. 모니터하면서 나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해결해 나아가는 중이다.

-'고스트 닥터'가 앞으로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 흑역사가 될 거 같다. 사실 이 작품에서 외모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면 '얘가 왜 이랬지?', '내가 이랬다고?' 란 생각을 할 거 같다.

-배우로서 갖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 길게, 오래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조금씩 스며드는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 위한 상황이다. 뭘 하고 싶다기 보단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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