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에이브람스가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이상희 통신원
이번 시즌 초반 김하성은 기대치 않았던 기회를 얻는 듯했다. 주전 유격수이자 핵심 타자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손목 골절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수술 후 복귀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5월이나 돼야 팀에 합류할 수 있다.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자리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조건 기회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신예 에이브람스가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출신인 에이브람스는 201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6번)에서 샌디에이고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당시 그가 받은 계약금은 무려 520만 달러(약 63억 2060만원). 입단 첫 해 마이너리그 루키와 싱글 A 두 리그에서 뛴 에이브람스는 타율 0.393, 2홈런 3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OPS는 무려 1.083였다.
주루 훈련을 하는 C.J. 에이브람스. /사진=이상희 통신원
미국 현지 언론은 '평균 이상의 빼어난 주력을 바탕으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에이브람스는 타석에서도 뛰어난 콘택트과 조정 능력을 갖고 있다'고 호평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는 그의 빅리그 데뷔를 2023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밥 멜빈(61) 샌디에이고 감독도 최근 취재진과 만나 "스프링캠프에서 에이브람스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에이브람스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투런홈런 아치를 그렸다. 하루 뒤인 21일에도 밀워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이틀 연속 장타력을 과시했다. 23일 클리블랜드전에서도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안타 1개를 추가해 시범 5경기에서 타율 0.455(11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C.J. 에이브람스가 스프링캠프에서 한 어린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이상희 통신원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으로 빅리그 데뷔 시기가 빨라질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 야구를 못하게 돼 많이 답답하고 속상했다. 그래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지금, 이 스프링캠프가 너무 좋다"며 "프로에서 경쟁은 필연이다. 어느 레벨이든 상관하지 않고 야구에 집중하며 내 할 일만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성적이나 메이저리그 데뷔 등 기쁜 일도 생길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