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비욘드뮤직 대표 "아시아 최대 송펀드 목표"(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151) 박근태 비욘드뮤직 대표

윤상근 기자  |  2022.05.11 10:30

편집자주 | [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사진제공=비욘드뮤직 /사진제공=비욘드뮤직


정규 9집 '싸다9'로 5년 만에 컴백한 가수 싸이는 지난 4월 29일 여의도에서 열었던 기자회견에서 "K팝이 아이돌로 대표되지만 K팝 또는 코리안 팝이라고 하는 장르가 보이그룹이나 걸그룹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걸 알려드리고 싶어서 가요계 선후배들과의 협업을 통한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이것이 가요계의 허리 가수인 제가 가요계를 위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소위 대중가요라고 통념적으로 지칭되는 '한국어 가사가 주가 된 대중음악'이라는 틀 안에는 댄서블 아이돌 뮤직 이외에도 발라드 록 댄스 힙합 트로트 등 정말 무궁무진하다고도 할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많다.


박근태(50) 비욘드뮤직 대표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을 명확하게 가졌다. 나아가 박근태 대표는 "현재의 K팝은 와일드하지만 불균형 구조가 분명하다. 퍼포먼스 팝 스타일의 음악이 주류이긴 하지만 그것이 아닌, 좋은 K팝도 정말 많고 이를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의무가 있고 그러한 바람도 있다"라고 말하며 K팝의 현주소에 대해 언급했다.

룰라 '백일째 만남'을 시작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히트 메이커이자 화려했던 작곡가 활동을 거치고 이제는 업계 종사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는 박근태 대표와 함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올해로 작곡가 데뷔 30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큰 의미를 두진 않고 살았고 올해도 그런 부분을 기념적으로 해서 프로젝트를 거창하게 할 계획은 없습니다. 그저 일을 하다보니 30년이 됐고 이거는 제가 느끼는 흐름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곡가로서, 회사 대표로서 요즘 근황은 어떠하신가요.

▶다른 음악을 하고 계시는 분들보다는 제가 더 다양한 반경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음악 작업도 중요한 거고 지금으로서는 제 음악 작업 및 활동을 국내에서만 할 건지 아니면 해외로 나갈 건지에 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아요. 제 회사에는 소속 아이돌 가수가 없기 때문에 작가로서 진출할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자주 쓰시네요.


▶작가가 제 통합적인 네이밍인 듯 해요. 작가라는 호칭을 많이 쓰는 이유는 제가 회사에서 별다른 직함이 없기도 하고요. 작가로 불리는 게 저는 제일 편합니다. 그 외에 프로듀서나 작곡가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그래도 작가가 그것들을 다 아우른는 호칭인 것 같아요. (엄밀히 따지면) 실제로는 작곡가 또는 프로듀서에 가깝고 작곡에서만 제 역할이 끝나지 않고 가수로 하여금 도약의 발판이 되도록 하는 기회가 주어지게끔 여러 콘셉트를 제안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작사는 못합니다. 잘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재주나 재능이 없다는 걸 깨달았고 그래서 작사를 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감별을 잘 하는 편이에요. 이 가사가 제 곡에 잘 맞는지에 대한 판단을 잘 하는 거죠. 작곡을 할때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사로 먼저 시작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음악과 가사를 같이 놓고 함께 시작하기도 하는데 음악을 만들었을 때의 감정이 어떤 건지에 대한 톤앤매너가 맞춰지게 되죠. 저는 애초에 그 톤앤매너가 작곡할 때 설정되고요. 이후 작사를 여러 군데에서 받고 제일 부합하게 되는 가사를 쓰게 되는 과정을 거쳐요. 저한테는 그렇게 가야 결과물까지의 손실값이 없어요. 그래야 (그 곡의) 확실한 감정이 되니까요. 중간에 다른 감정이 붙으면 애매해지고 좋은 멜로디임에도 안맞으면 완성이 잘 안된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히트메이커 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이에 대해 스스로 동의하시나요.

▶하하. 제가 어릴 때 작곡가로 입문하고 주목을 받았을 때가 20대 초중반이었는데요. 첫 2년을 고생하고 첫 히트를 했던 곡이 룰라 '백일째 만남'이었어요. 그때는 많이 준비된 상태에서 들어왔다는 생각을 못했고 제가 준비가 덜 됐는데 주목을 받으면서 과연 제가 소화할 능력 되는 사람인가에 대한 자기성찰이 이어지더라고요.

룰라 곡 작업을 한 이후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작업할거라 생각도 못했고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음악을 여럿에게 주다가 이 사람에게만 맞는 걸 여러 사람에 주는 오류를 범한 거죠. 이후 작업을 멈추고 1년 동안 곡 작업을 멈췄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돼야 하니까요. 제가 잘하는 것만 하면 필요 없는 사람이 되겠더라고요. 1990년대 후반때도 히트곡을 내긴 했지만 사실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것만 하다가 2000년대 슬럼프가 왔고 이를 전환해나가는 과정에서 방법 몰랐어요. 가수의 본질적인 걸 끄집어내야 한다는 사명을 몰랐던 거죠. 그때 작법을 바꾸고 그 사람만이 주는 매력을 머릿 속에 프로세싱하기 시작했어요. 바로 작곡을 안하고 이미지만 생각하고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이 뭔지 생각했어요.

-지금의 회사를 이끄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비욘드뮤직은 2021년 1월 설립됐습니다.

-회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이 회사를 통해 제 비전을 쏟아내고자 했습니다. 돈이 되는 IP 사업이라는 것이 있는데 지적재산권을 매입해서 이를 매니지먼트를 통해 업사이드로 만들어내고 권리를 양도한 분에게 그 지분의 50%를 받아서 이걸 100%로 끌어내는 음악 가치에 대한 매니지먼트 수익을 극대화하는 거죠. 이미 벤치마킹 한 회사가 있는데 바로 영국의 힙노시스 송펀드라는 회사입니다. 일단 저희는 2800억원 정도의 자산 운용을 하고 있고 증자도 할 예정입니다. 올해 가을 이전에는 아마 소진될 것 같고 국내 음원 매니지먼트에 더해서 해외 음원도 매입하고 있고 저희 목표는 아시아에서 제일 큰 송펀드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2만5000곡 정도 매입이 됐고 7080세대부터 2000년대, 아이돌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확보했고요.

-회사 안에서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이장원 대표님과 제가 비욘드뮤직 공동 창업자이고 롤은 다른데요. 이장원 대표님이 금융 비즈니스를 담당했고 저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IP를 매입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를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어떤 콘텐츠가 패키징됐을 때 매니지먼트 대상으로서 가치가 될지를 판단하고 있죠. 그리고 투자 관리는 이장원 대표의 몫입니다.

회사의 의미는 단순 말 그대로 음악 그 너머의 무엇을 향한다 정도의 뜻인 것 같습니다. 2020년 8월에 제가 그룹 설립을 제안하면서 "큰 일을 재미있는 걸, 가치 있는 걸 해보자"라고 말씀을 드렸죠. (IP 사업은) 정말 중요한 대체재 사업이고 엄청난 수익률도 생기고 있고요. 실제로 여러 플랫폼들이 새롭게 대체되고 있고요. 스포티파이의 경우 3040세대 이상 리스너를 견인하고 있을 정도죠. 예전보다 음악재산권의 파이가 커졌고 여기의 비전을 다들 눈여겨 보고 있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아무래도 회사 운영이 순탄치 않으셨을 것 같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저희 역시 타격을 안 받은 건 없겠죠. 다만 저희는 직접 영향권은 없엇는데 업계에서는 공연을 못하거나 매출이 반토막이나 났으니 힘들어하는 기획사나 여러 공연기획사도 많았습니다. 저희는 상대적으로 덜해도 여러 회사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높은 가치로 파트너십을 갖고 양도를 받아서 디벨롭하고 상생하는 구조이기에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 대표로서 작곡가 활동을 할 때와는 마음가짐이나 여러 부분이 다를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마인드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죠. 저희를 믿고 양도해준 개인과 회사가 분명히 있고 그래서 특별한 사명감과 책임감 생기고요. 저희에게 많은 투자를 해준 사모펀드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필요해서 이에 대한 책임감도 큽니다. 저희만의 시스템으로 그 책임감을 극복하려고 하고 있고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도 있습니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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