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수비를 마친 뒤 허윤동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삼성은 13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시즌 36승 52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KT전에서 이긴 뒤 25일 만에 맛본 승리였다. 반면 키움은 2연승을 마감하며 56승1무33패를 마크했다. 리그 순위는 2위다.
삼성은 앞서 후반기 첫 경기에서 원태인, 전날(23일) 경기에서는 뷰캐넌을 선발로 각각 내세웠다. 더 나아가 22일 경기에서는 외인 에이스 수아레즈마저 불펜으로 깜짝 등판해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이들 3명 모두 삼성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21세의 젊은 피 허윤동 혼자서 해냈다. 경기 전 허삼영 삼성 감독은 "상황에 따라 불펜을 조기 투입할 수도 있다. 반면 (허윤동의) 경쟁력이 있다면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심 허윤동의 호투를 바라면서도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한 허 감독이었다. 그런 사령탑의 작은 우려마저 허윤동은 말끔히 씻어버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개인적으로는 데뷔 최초 기록도 2개나 작성했다.
1회에는 이정후를 삼진 처리하는 등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2회도 송성문, 김휘집, 푸이그를 모두 범타로 유도한 허윤동. 3회에는 2사 후 이용규에게 몸에 맞는 볼, 김준완에게 볼넷을 각각 허용했으나 김혜성을 3구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삭제했다.
이어진 4회에는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 5회에도 볼넷 1개와 함께 삼진 2개로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허윤동은 1사 후 이정후에게 안타를 얻어맞았으나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결과적으로 이정후에게 2개의 안타를 허용했을 뿐, 다른 키움 타자들에게는 안타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은 것. 완벽투 그 자체였다.
6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한 채 2볼넷 1몸에 맞는 볼 7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88개였다.
허윤동은 지난 2020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첫 해에는 11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80, 지난해에는 1경기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27을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이 경기 전까지 8경기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5.26을 마크하고 있었다.
데뷔 후 모든 경기(20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그가 7개의 탈삼진을 뽑아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또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펼친 것 역시 데뷔 후 이날 경기가 최초였다.
허윤동은 6회 마운드를 내려온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그제야 환한 웃음을 터트렸다. 마치 자신의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다는 것을 알았다는 듯이…. 그토록 삼성 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패 탈출을 이끈 2022년 여름의 영웅이었다.
1회 수비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삼성 허윤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