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은원이 7일 수원 KT전에서 연장 11회초 노시환의 적시 2루타 때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폭풍 질주의 주인공은 한화의 보물 정은원(22)이다.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한화-KT전. 양 팀이 5-5로 맞선 연장 11회초. 정은원이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날 앞서 4차례 삼진만 당해던 정은원이었다.
"어떻게든 출루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 하나만 갖고 들어갔던 것 같다. 방망이에 공도 잘 안 맞고 그래서 '오늘은 안 되는 날이구나' 생각하고, 공이나 잘 보자고 마음 먹었다. 이런 마음으로 집중해서 끝까지 보려고 했던 것 같다."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면서도 정은원은 침착하게 연속으로 볼 3개를 골라냈다. 볼넷 출루 성공. 결국 후속 노시환이 KT 불펜 이창재를 상대로 2구째를 공략,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경기 후 노시환은 "처음에는 (정)은원이가 못 들어올 줄 알았다. 외야 수비에서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제야 들어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정은원은 말 그대로 폭풍 질주를 펼쳤다. 2루를 밟은 뒤 3루를 돌아 지체없이 홈까지 쇄도해 서서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6-5. 한화의 결승 득점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그를 향해 동료들은 헬멧을 때리며 격한 축하를 보냈다. 무더운 날씨 속, 혼심의 힘을 다한 정은원은 인상을 완전히 찌푸린 채 벤치에 거의 드러누웠다.
"힘들었습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동료들이) 제 머리를 때리는데, 갑자기 머리가 순간적으로 핑 어지럽더라고요. 사실 홈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케네디 주루 코치님이 팔을 돌리는 게 보였습니다."
정은원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결승 타점의 주인공 노시환이 순간 옆을 지나갔다.
노시환 : "홈까지 잘 들어오더라."
정은원 : "(코치님께서 팔을) 돌리시던데."
노시환 : "그렇지. 좋았어."
노시환과 정은원의 합작 플레이로 2연승에서 탈출한 한화는 이제 대전에서 LG(3연전)-키움(2연전)으로 이어지는 홈 5연전에 돌입한다. 최근 한화는 '외국인 원투펀치' 라미레즈와 페냐가 합류하고 타선도 살아나면서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와 키움 두 팀 중 어느 팀에게 고춧가루를 뿌릴 것인가.
노시환이 7일 KT전에서 결승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