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엠넷
'원조'의 장벽은 높다. 더더군다나 괜찮은 '원조' 말이다. 무엇인가 '처음' 등장해서 히트를 치면, 후발주자들은 쉽지 않다. 아무리 잘 해봐야 '모방했다'란 꼬리표를 떼기 어렵고, 이미 원조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심리나 평가를 뛰어넘는 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원조'의 장벽은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콘셉트나 새로운 소재로 화제가 되는 순간 타방송사에선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낸다. 하지만 대부분 '원조' 프로그램을 이기지 못 한다. 당연히 누가 봐도 '따라했다'는 게 다 티가 나고, 앞선 프로그램이 히트를 쳐서 어설프게 모방하다 보니 원조보다 별로인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른 방송사의 히트작을 그저 거의 비슷하게 따라하는 건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물론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제작한 m.net 방송사이기 때문에 '베꼈다'고 할 순 없다. '스우파'가 성공했으니 남성 댄서들이 하는 '스맨파'가 제작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니까. 게다가 '스우파'에서 '맨 오브 우먼 미션'이 펼쳐졌고, 이 때 남성 댄서들의 활약이 시청자들에게 워낙 인상적이어서 하루 빨리 '스맨파'가 제작되기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았다. 그리고 이런 바람에 응답하듯 '스맨파'가 시작되었다.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한 '스맨파'는 당연히 '스우파'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앞서 말한 '원조'와 후발주자의 차이라고나 할까.
그렇다면 '스맨파'는 어땠는가, 살펴보자. '스맨파'는 우선 시청률면에서 '스우파'에 다소 밀렸다. '스우파'의 경우 첫 회 0.8%의 시청률로 출발해 2회째 1.9%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스맨파'는 첫 회, 2회 모두 1.3%를 동일하게 기록했다. 첫 회 시청률에선 '스맨파'가 앞섰으나 2회째부터 결과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게 얼핏 보면 별 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1회, 2회 시청률 추이만으로 분석해 볼 때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스우파'부터 보면 첫 회보다 2회째 두 배 이상, 거의 세 배에 가까운 시청률 상승곡선이 있었다. 이는 첫 회를 본 시청자들 사이에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2회째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이 몰렸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스맨파'는 '스우파'의 화제성에 힘입어 일단 관심을 가진 시청자들이 첫 회에 몰렸다. 그래서 1.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스우파' 첫 회보단 높은 시청률로 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첫 회 내용이 '그다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관전 포인트가 없었기 때문에 그 결과는 2회 시청률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즉 '스맨파'는 1회, 2회 방송이 됐으나 전혀 화제가 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 회 배틀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걸 꼽을 수 있겠다. '스우파'는 첫 회 배틀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크루들이 꽤 많이 등장했다. 춤으로, 돌+I 기질로, 미모로, 또 팽팽한 기싸움으로 이러저러한 모양새로 댄서들의 매력이 모두 돋보였다. 그런데 '스맨파'에선 배틀이 똑같이 펼쳐졌으나 누구 하나 확연하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냥 모두 다 춤 잘 추고, 남자 댄서들이라는 울타리에 묶여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스우파'에서의 팽팽한 긴장감이나 각 멤버들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는데 다소 미흡했다.
분명 모두 다 괜찮은, 실력있는 댄서들인데 그들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1, 2회만으로 모든 결과를 단정 짓기는 이르다. 아직 기회는 많고, 무대도 많다. 그러니 일단 지켜보자. 기다리다보면 분명 어느 회차에서건 '터지는 상황'이 있으리라.
? '스트릿 맨 파이터', '스우파'와 자꾸만 비교해서 오히려 아쉬운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