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대체 왜 이들은 '신상'에 흥분할까? 그건 바로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것과 어떻게 다를지, 혹은 기존의 것보다 어떻게 더 좋아지고 발전했을지 등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함이 바로 '신상'에 마력이라는 것이다.
드라마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드라마 역시 '신상'과 같은 설렘을 안겨준다. 그런 면에서 tvN의 새로운 드라마 '작은 아씨들' 또한 그랬다. 특히 '작은 아씨들'은 박찬욱 감독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정서경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설렘을 한층 더 높인 것도 사실이다. 바로 직전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영화팬들에게 반향을 일으켰고, TV드라마로는 몇 년 전 이보영 주연의 '마더'(tvN 방영)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까지 더해지니 '작은 아씨들'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올라간 것, 당연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시작 된 '작은 아씨들' 역시나 웰메이드임이 시작부터 느껴졌다. 물론 아직은 초반부로 아직 반도 진행 안 된 상태지만, 초반부터 휘몰아친 신비하고도 묘한 분위기의 사건들, 그리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몰아가는 스토리들이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작은 아씨들'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 아씨들'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작가는 소설 속 메그와 조, 에이미라는 세 명의 자매들에서 착안해 오인주(김고은 분), 오인경(남지현 분), 오인혜(박지후 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 세 자매를 현대의 한국 상황에 놓았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일종의 실험정신(?)으로 말이다. 특히 말랑말랑한 소녀들의 소설이 아니라 가난한 환경을 뚫고, 돈과 권력을 다 쥔 거대한 집단과 어떻게 맞서 싸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탄생한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아직 4회밖에 안 되었지만 매회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들이 펼쳐진다. 세 자매를 둘러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들, 친한 언니가 살해되고, 그 언니가 남긴 수 십억의 돈을 받게 되고, 그 돈을 숨기려하다가 들켜서 빼앗기고, 그러다가 수 십 억을 능가하는 수 백 억 자산이 해외에 자신의 이름으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사건은 어느 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계속 해서 몰아친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부분은 첫째 오인주 캐릭터의 감정 역시 변화무쌍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착하던 악하던, 비슷한 기조를 처음부터 끝가지 유지하는 게 보편적인데 반해 김고은이 연기하는 오인주란 인물은 욕심이 넘쳤다가 겁에 질려 비굴해졌다가,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당당해 졌다가, 정의로워 지는 등 매 상황에 맞춰 자신의 감정과 태도가 카멜레온처럼 변한다. 때문에 이런 인물의 변화무쌍함 또한 지켜보는 맛이 쏠쏠하다. 한 마디 덧붙이면 그렇기에 오히려 공감이 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대부분의 인간들이 이렇지 않은가. 상황에 따라, 자기 이익에 따라 변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4회까지 방영 된 '작은 아씨들'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이렇게 말하련다. '사건도 변화무쌍, 인물 성격도 변화무쌍한 드라마'라고 말이다. 아직 3분의 1 지점이 이런 분위기라면, 남아있는 3분의 2는 얼마나 더 변화무쌍할까? 그래서 더 기대된다.
'작은 아씨들' 4회까지 벌여놓은 사건이 많아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은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이수연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