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마스크 경험' 설기현의 조언 "SON, 체력·근력 손실 최소화해야"

김명석 기자  |  2022.11.14 15:28
2004년 광대뼈 골절 수술 후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당시 소속팀 벨기에 안더레흐트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설기현. /AFPBBNews=뉴스1 2004년 광대뼈 골절 수술 후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당시 소속팀 벨기에 안더레흐트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설기현. /AFPBBNews=뉴스1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벤투호 출범 이후 이례적으로 사령탑 교체 없이 오롯이 4년을 준비한 대회다. 손흥민(30·토트넘)과 김민재(26·나폴리)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이라 국민적 관심도 크다. 스타뉴스는 오는 21일(한국시간) 월드컵 개막 때까지 한국축구 레전드 및 전문가들의 월드컵 전망과 조언, 주목할 선수 등을 전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스포츠국


"저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손흥민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기대도 되고 궁금하기도 했죠. 그런데 부상 때문에 100% 컨디션이 첫 경기부터 나오기는 쉽지 않으니까 저도 아쉬움이 큽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의 부상 소식을 접한 설기현(43) 프로축구 경남FC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이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의 기세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랐지만, 월드컵 직전 눈 주위 뼈 네 군데 골절이라는 불의의 부상을 당한 게 안타깝다는 것이다.


설기현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다. 지난 시즌에 골든부트(득점왕)도 받았고, 또 월드컵에서도 팀의 에이스이지 않나"라며 "손흥민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 팀 동료 선수들한테 끼치는 영향도 컸는데, 그런 손흥민의 부상은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설기현(가운데)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에서 고(故) 유상철(왼쪽)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설기현(가운데)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에서 고(故) 유상철(왼쪽)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설 감독이 특히 손흥민의 이번 부상을 안타까워하는 건 같은 부위는 아니지만 본인도 선수 시절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4년 레바논과 대표팀 경기 슈팅 과정에서 안정환과 충돌해 결국 3시간에 걸쳐 광대뼈 골절 수술을 받았다. 이후 소속팀 안더레흐트(벨기에)의 리그 경기에서는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저도 수술을 했을 때 고정을 위해 핀을 넣었는데, 수술이 끝났다고 바로 훈련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훈련 중 충격이 있으면 자칫 더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어느 정도 아물고 난 다음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골절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체력 상태나 이런 것들은 본인만 알고 있다. 훈련을 못 하는 동안 근력 손실도 최소화해야 하는데, 계속 주치의, 감독과 소통하면서 상황을 봐야 할 것"고 설명했다.

수술대에 올랐던 손흥민은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월드컵에 출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역시도 우선 월드컵엔 손흥민과 동행한 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손흥민이 없는 가운데 조별리그 초반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설기현 감독은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부상 공백이 아무래도 클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다른 선수들이 최대한 경기력을 발휘해준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특히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 분위기가 크게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05년 독일 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에서 설기현(위)이 상대 태클을 넘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05년 독일 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에서 설기현(위)이 상대 태클을 넘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설 감독은 "손흥민 선수가 부상을 당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예선을 수월하게 통과하지 않았나"며 "갖고 있는 전력을 최대한 발휘해 첫 경기에 모든 걸 쏟고, 결과가 잘 나온다면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첫 경기를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팀들이 긴장하고, 또 부담감을 갖고 임하는 게 월드컵"이라며 "월드컵은 변수가 많다. 우승후보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고, 예상치 않은 팀이 툭툭 튀어나오는 것도 월드컵의 특징이다. 우루과이가 남미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지만,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팀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대회 등 두 차례 월드컵을 경험한 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설 감독은 특히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당시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4강 신화의 발판을 마련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다른 때와 달리 유럽 시즌 중간에 열리는 월드컵이다. 주축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부상에 대한 예방과 경기력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월드컵이 시작됐을 때도 경기력이 바로 나올 수 있도록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설기현(왼쪽 3번째)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던 순간. /AFPBBNews=뉴스1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설기현(왼쪽 3번째)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던 순간. /AFPBBNews=뉴스1


<레전드 인터뷰 목차>

① 이천수 "16강 충분히 가능, 우루과이전에 사활 걸어야"

②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③ '똑같은 7번·주장'... 김정우 "2010년 지성이 형, 이번엔 흥민이 차례"

④ 하석주 "호날두는 지는 별... 아프리카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

⑤ 허정무 "벤투호 정말 강하다, 사상 첫 '원정 8강' 기대"

⑥ 이영표 "우린 최약체, 하지만 강팀만 16강 가는 것 아니다"

⑦ 4년 전 조현우 '강추' 김병지 "이번엔 김승규, 벤투 전술에 잘 맞는다"

⑧ '원정 16강' 김동진 "손흥민·황희찬 막히면... 키플레이어는 황인범"

⑨ "김민재 든든, GK도 마음 편하다" 레전드 최은성, '2002 홍명보' 기대

⑩ '안면 마스크 경험' 설기현의 조언 "SON, 체력·근력 손실 최소화해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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