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은사의 뜻 이뤘다... 포지션 바꿔 월드컵 나서는 김문환 [카타르 현장]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  2022.11.19 06:43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문환이 18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문환이 18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풀백으로 바꾼 게, 저한테는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문환(27·전북현대)은 공격수 출신이다. 대학 시절에도 공격수로 활약하며 주목을 받았던 자원이다. 그러나 프로 데뷔 후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그는 '측면 수비수'로서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신의 한 수가 된 김문환의 포지션 변경을 권유한 건 故 조진호 감독이었다. 2017년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하며 당시 조 감독과 만난 김문환은 포지션을 바꿔 K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도약했고, 결국 월드컵 무대까지 밟게 됐다. 김문환은 "포지션 변경을 하고 나서 월드컵에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지금에서야 생각이지만 풀백으로 바꾼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의 축구 인생을 바꿔준 은사가 가장 떠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자신에게 월드컵에 대한 동기부여까지 심어줬던 스승이라 더욱더 남다른 존재일 수밖에 없다. 김문환은 "2017년 조진호 감독님께서 '너도 월드컵 한 번 뛰어야 되지 않느냐'고 해주셨다"며 "가장 먼저 그 말이 떠올랐던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리고, 지금 그런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문환이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오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문환이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오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번 월드컵에 대한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스스로 "두 번 다시는 못 올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 정도로 절실하게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건 세상에서 지켜보고 있을 스승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김문환은 "내 장점은 활동량이나 공격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카타르 넘어온 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차 등은 거의 적응이 됐고, 훈련할 때도 더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조진호 감독은 선수 시절 포항과 부천, 성남 등에서 뛰다 2003년 부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제주와 전남, 대전을 거쳐 2014년 대전 지휘봉을 잡으며 처음 감독직에 올랐고, 이후 상주와 부산을 거쳤다. 그러나 2017년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김문환과 사제의 연을 맺고 포지션 변경을 권유했던 해였다.

2017년 당시 故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17년 당시 故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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