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골든부트에 오른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 /AFPBBNews=뉴스1
① '유럽 4팀 꺾고 우승' 아르헨티나, '양대산맥' 남미를 깨웠다
② 아시아 3개국 16강·아프리카 첫 4강, 세계를 놀라게 한 '대반란'
③ 메·호 떠난 자리... 차세대 스타들의 '댄스'가 시작됐다
메시의 카타르 월드컵 우승이 더욱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이번 대회가 그의 마지막 도전 무대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한(恨)이었던 월드컵 우승을 마지막 기회에서 비로소 이뤄낸 것이다.
지난 2006년 독일 대회부터 네 차례 도전에서 무산됐던 월드컵 우승을 향한 그의 '라스트 댄스'는 대회 전부터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메시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조별리그 최종전인 폴란드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프랑스와 대망의 결승전에서도 멀티골을 터뜨렸고, 승부차기에서도 상대 골망을 흔들며 우승을 이끌었다. 16강전부터 결승까지, 토너먼트 전 경기에서 골을 넣은 역사상 첫 선수로도 남았다.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뒤 귀국한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번 대회를 통해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 나선 세계적인 선수들은 메시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메시가 월드컵 우승의 영광을 품으면서 다른 선수들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메시의 영원한 라이벌로 여겨졌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는 포르투갈의 월드컵 8강 탈락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호날두 역시 이번 대회가 다섯 번째 도전이었는데, 2006년 독일 대회 4위가 그의 월드컵 최고 성적으로 남게 됐다.
8강 탈락뿐 아니라 호날두는 16강 토너먼트 이후엔 팀내 주전 경쟁에서마저 밀린 채 '조커'로 전락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치며 아르헨티나를 정상으로 이끈 메시와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비교 대상에 올랐다. 심지어 오랫동안 이어졌던 둘의 라이벌 구도마저도 흔들리게 됐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10일 모로코와의 카타르 월드컵 8강전 패배로 탈락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러나 인구 400만 명의 작은 나라를 월드컵 2회 연속 4강으로 이끈 만큼 모드리치는 박수를 받으며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하게 됐다. 대회 브론즈볼도 그의 몫이었다.
이밖에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35·나시오날)나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6·바이에른 뮌헨),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31·레알 마드리드) 등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쓰라린 결과로 마쳤다. 이 충격으로 아자르는 14년간 이어온 대표팀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고, 다른 베테랑 스타들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줄줄이 대표팀 은퇴가 예고된 상태다.
월드컵 3위 메달을 목에 건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AFPBBNews=뉴스1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4·파리생제르맹)는 비록 월드컵 2연패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지만, 역사상 두 번째로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대회 8골로 골든부트(득점왕)를 품었다.
특히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4골을 포함해 월드컵에서만 통산 12골을 넣어 이 부문 역대 최다인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16골)를 4골 차로 다가섰다. 이르면 4년 뒤 대회에서 28세의 나이로 월드컵 최다골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것이다. 대회 내내 눈부셨던 그의 활약상은 메시 등 슈퍼스타들의 라스트 댄스와 맞물려 본격적인 음바페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는 평가다.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엔소 페르난데스(21·벤피카)나 훌리안 알바레스(22·맨체스터 시티) 등도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설 발판을 마련했다. 페르난데스는 A매치 데뷔 3개월 만에 월드컵 우승 커리어를 쌓으며 빅클럽 이적을 예고했고, 메시와 찰떡호흡을 자랑한 알바레스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밖에 손흥민(30·토트넘)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회에 나서 크로아티아의 4강 돌풍을 이끈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20·라이프치히)을 비롯해 네덜란드 공격수 코디 각포(23·아인트호벤), 포르투갈 곤살루 하무스(21·벤피카), 잉글랜드 주드 벨링엄(19·도르트문트) 등도 월드컵 전부터 뜨거웠던 빅리그 이적설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 내내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크로아티아 핵심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