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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예능, 공감과 도덕적 해이
'가족 예능'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자 변주는 계속됐다. 오은영 박사가 솔루션을 제시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고정 시청자를 안고 갔고, 돌싱끼리의 미팅과 재혼을 주선한 MBN '돌싱글즈'는 시즌2에서 윤남기-이다은 커플을 실제로 결혼시키더니 시즌3까지 론칭했다. 이혼한 연예인, 셀럽 부부를 한 집에 머물게 하며 재회를 엿본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도 시즌2를 이어갔다. MBN '동치미',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은 박수홍의 신혼 이야기를 최초로 공개하며 이슈를 모았고, 채널A '신랑수업'은 김준수, 영탁 등이 좋은 신랑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신부수업의 남자 버전을 시도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연예인, 비연예인 가릴 거 없이 출연자가 좋은 가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밝히기 힘든 어두운 가정사를 꺼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지만, 동시에 도덕적 해이가 의심되는 자극적인 연출과 출연자 개인의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심각하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돌싱글즈3'는 최동환과 이소라가 방송 이후 커플로 발전하며 외전까지 촬영했지만 이소라 전 남편 측이 이소라와 이혼한 이유로 상습 불륜과 무책임한 양육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진실공방이 펼쳐졌고, 제작진이 남편 측의 폭로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출연자 검증을 무시하고 기어이 방송을 강행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우리 이혼했어요2'는 지연수와 일라이가 이혼한 진짜 이유로 고부갈등, 신용불량 상태, 미국 이민 거주 방향의 의견 대립이 있었다는 상충된 폭로가 나오는가 하면, 장가현의 폭력 장면이 그대로 노출돼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고딩엄빠'는 시즌1에서 19세 엄마의 산후우울증에 따른 흉기난동을 고스란히 생중계하듯 전하더니, 시즌2에서 미성년자와 성인의 임신 사례를 수차례 전하며 "시트콤 못지 않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미화해 지적 받았다. '고딩엄빠'는 성범죄를 합리화해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모방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함께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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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트 vs AI 음악쇼의 향연
음악 프로 중에선 두 장르가 양대산맥을 이뤘다. TV조선 '미스트롯2', '미스터트롯2'과 MBN '불타는 트롯맨'이 '제2의 임영웅'을 만들겠단 포부를 안고 2년 전부터 불었던 트로트 오디션 열풍을 그대로 가져갔다. '미스트롯2'가 '미스트롯' 시즌1에 비해 화제성이 약해진 가운데, '미스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이 빅매치를 예고했다. TV조선에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연출하며 대한민국에 '트롯 오디션' 붐을 일으킨 서혜진PD가 TV조선을 떠나고 크레아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MBN과 '불타는 트롯맨'을 제작하기로 손을 잡아 '미스터트롯2'와 전쟁이 펼쳐진 것. '원조 채널이냐, 원조 제작진이냐'의 싸움이 관건인 와중에 첫 회는 '미스터트롯2'가 20.2%의 시청률로 8.3%를 기록한 '불타는 트롯맨'을 꺾고 출발했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음악 예능 신흥 장르로는 메타버스 붐에 편승한 'AI 음악쇼'가 생겨났는데, MBN '아바타싱어'와 TV조선 '아바드림' 두 채널이 또 궤를 같이했다. '아바타싱어'는 CG 기술 구현 탓에 회당 10억 원 이상, 총 150억 원 가량인 거액의 제작비까지 태우며 메타버스 예능의 선구자가 되고자 했지만, 시청자의 공감을 사지 못하고 시청률 0%대로 대굴욕을 맛본 채 끝났다. '아바드림'은 고 김자옥, 듀스 김성재, 서지원, NRG 김환성 등을 아바타로 부활시켰는데, 그리운 스타를 소환했다는 반가움의 반응과 동시에 고인을 이슈몰이에 이용한다는 윤리적 문제 지적, '환생'에 대한 종교적 시점의 반발 여론도 있었다. '아바드림' 역시 1%대의 시청률로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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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를 스포츠 중계하듯이
JTBC는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의 인기 유튜브 콘텐츠 '한문철 TV'의 포맷을 인포테인먼트에 접목시켰다.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는 한문철 변호사가 메인 진행자로 등장해 각종 차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며 올바른 교통법규를 실천토록 했다. 그러나 '한블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피해 장면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반복해서 보여준 건 문제"라며 "진행자인 한문철이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스포츠 중계하듯 하고 출연자들은 공포영화 보듯 반응한다. 사건을 너무 선정적으로 다룬다"고 지적 받았고,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7조 충격·혐오감 조항이 적용돼 의견진술을 요구받았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