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우영우'는 지난해 1월 문을 연 KT의 콘텐츠 전문 계열사 KT스튜디오지니가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손잡고 만든 작품이다. 연기자 박은빈이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 역을 연기하며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얻으며 국내는 물론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시장에서까지 인기를 모았다.
이 역시 KT의 OTT 플랫폼 '시즌'을 품에 안은 티빙에게도 호재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우영우'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 제작 동력을 얻은 KT의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한 것은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 분야에서 이미 '강자'로 군림해온 CJ ENM을 비롯해 스튜디오드래곤 등 콘텐츠 제작 계열사들이 시장에서 검증받아온 역량을 등에 업은 티빙의 성장 전망을 밝히는 또 하나의 요소로 받아들여진다.
티빙은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 및 '환승연애' 시리즈 이전에 '여고추리반' 등 또 다른 인기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으로 콘텐츠의 다양한 변주라는 시도에 나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충현 감독의 단편영화 '몸값'을 시리즈화하며 이야기를 확장해 호평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몸값'은 올해 10월22일 이야기를 선보인 뒤 2주 연속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유럽축구연맹(UEFA)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인 '유로 2020' 중계권을 확보하며 남성 이용자들까지 대거 끌어들인 흐름을 '몸값'이 증폭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티빙은 '술도녀'와 '환승연애' 시리즈 등 몇몇 '킬러 콘텐츠'의 성과와 '시즌'과 합병 등에 힘입어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OTT 플랫폼의 속성상 월 구독료 등 가격 정책의 변화와 다른 플랫폼들과 펼치는 치열한 콘텐츠 전략 경쟁 등 상황, 무엇보다 '절대강자' 넷플릭스의 건재함 등 변수가 적지 않지만 현재까지 흐름상 티빙이 성장세를 그려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양하고 두터운 IP(지식재산권) 확보가 콘텐츠 확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상황에 티빙은 국내 콘텐츠업계의 '강자' CJ ENM의 계열 플랫폼으로서 막강한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웹툰과 웹소설로 영역을 확장해온 포털 네이버가 지분을 투자하면서 관련 IP도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플러스)와 제휴 및 협업을 통한 해외 진출도 가능해졌다. 티빙을 발판 삼아 한국시장에 손을 뻗은 파라마운트의 캐서린 박 아시아 사업 대표는 "파라마운트는 티빙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모두 합병과 제휴 등 몸집 불리기가 단순한 대기업 계열사의 무리한 확장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몸값', 사진제공=티빙
티빙의 이 같은 행보와 전망은 결국 한 곳으로 향한다. 바로, 콘텐츠다.
티빙은 올해부터 3년 동안 4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100여편을 만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만큼 콘텐츠 확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티빙 양지을 대표는 최근 "지난해와 올해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과감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다. 티빙의 목표 투자 규모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5500억원을 투자한 데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투자 규모와 성과에 어울리는 수익성도 아직은 기대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1315억원의 매출로, 넷플릭스 6316억의 25% 수준에 머물렀다. 200억여원의 시즌과 합쳐도 엇비슷한 규모이다. 올해 3분기 650억여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590억여원의 적자를 썼다는 점에서 수익성 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다만, 티빙은 이를 콘텐츠 투자로 인한 불가피한 손익이라고 설명한다. 양지을 대표는 "콘텐츠 투자가 실행되면서 손익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제 티빙은 자체 설정한 목표와 전략 아래 합병과 제휴 및 협업 등 "성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양지을 대표)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공세적인 콘텐츠 실행 전략을 펼치는 길로 나아가려 한다. '술도녀'와 '환승연애'가 대표하는 오리지널 '킬러 콘텐츠', '몸값'으로 상징되는 다채로운 콘텐츠의 변주, 외부 콘텐츠 생산 주체들과 적극적으로 제휴 및 협업해가고 있다.
결국, 콘텐츠가 모든 플랫폼의 성장과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시작이자 끝임을, 모든 것임을 티빙의 행보가 일러준다.
다시, 문제는, 콘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