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안영명이 바란 건... 어쩌면 '선후배 소통'이었다

김동윤 기자  |  2023.01.28 18:25
추신수./사진=SSG 랜더스 추신수./사진=SSG 랜더스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쏟아낸 한국 야구를 향한 직언이 연일 화제다. 특히 고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출전이 불발된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발언이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은퇴 선수 안영명(39)이 추신수를 옹호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리면서 새로운 논란을 낳기도 했다.


물론 추신수의 발언은 세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안우진의 학교 폭력 문제는 아직 말끔히 해결되지 못한 현재진행형이다. 따라서 특출난 기량을 가진 개인의 미래를 안타까워할 것이 아니라 태극마크를 단 학교 폭력 당사자를 보며 괴로워할 또다른 후배들을 떠올려야 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일을 통해 한국 야구계의 경직된 분위기가 새삼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적절성 여부를 떠나 추신수는 "선배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중략) 뭔가 제대로 바꿀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도움이 되려 해야 하는데 지켜만 본다"고 침묵하는 선배들에게 아쉬움을 나타냈다.

안영명 역시 "인터뷰 내용을 떠나 먼저 이렇게 국내 야구를, 현 상황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한 사람이 있는가"라며 "파장을 예상하고도 가감 없이 발언한 추신수 선배가 '진짜 선배'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안영명의 KT 시절 투구 모습.  /사진=OSEN 안영명의 KT 시절 투구 모습. /사진=OSEN
실제로 선배들이 스스로 말을 아낀 데에는 예민한 이슈에 대해 직언을 하면 '급'을 논하고 과거를 들춰내며 '자격'을 따지기 일쑤인 분위기 탓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안영명이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삭제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때문에 선배들은 후배의 기량이나 리그 수준 등 큰 부담 없는 사안에서만 자신의 의견을 밝히곤 했다.

공교롭게도 이런 분위기를 바꾸고자 애쓴 대표적인 인물이 추신수였다. 2021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 16년 경력의, 이른바 '급'이 되는 선수로서 자신의 위치를 활용해 국내 야구나 선수들의 현실에 목소리를 냈다. 덕분에 잠실야구장 원정팀 시설이 개선됐고 열악한 환경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선수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이번 추신수의 발언과 거센 역풍으로 인해 혹여 야구계의 소통이 더욱 경직되고 선후배간의 언로(言路)가 막혀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좀더 세심하고 넓은 시야로 한국 야구를 위한 솔직한 의견을 아끼지 않는 '진짜 선배'들이 많이 나와주기를 야구계는 기대하고 있다.

추신수(가운데)./사진=SSG 랜더스 추신수(가운데)./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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