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이제 '나혼산' 구박덩어리 아니에요 [★FOCUS]

안윤지 기자  |  2023.01.30 06:30
/사진=MBC '태계일주' 영상 캡처 /사진=MBC '태계일주' 영상 캡처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구박받던 기안 84는 이제 없다. 위험천만해도 신기한 경험, 놀라운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성격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물하는 기안84가 왔다.


MBC 예능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는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극사실주의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 만난 기안84와 배우 이시언, 그리고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이 함께 여행을 다니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지난 27일 종영한 '태계일주'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4%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이다.

기안84는 그동안 '나 혼자 산다'에서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놀라운 일상을 살아갔다. 냄비가 없어서 커피포트로 라면을 끓였고, 여름인데도 겨울 이불을 덮었다. 또 그는 청소할 때도 대충 청소하거나 여러 발언으로 논란을 일삼았다. 매년 연말 진행되는 연예 대상에선 패딩을 입고 나와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시청자, 네티즌들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언급하면서 피드백을 전했다. 그는 그렇게 '나 혼자 산다'의 구박덩어리로 자리 잡았다. 그의 진심은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인 점이다.

이런 기안84가 다르게 느껴진 건 '태계일주'부터였다. 티셔츠 한 장 들고 남미 여행을 택한 기안84는 어색한 영어를 쓰면서도 직접 현지인과 부딪힌다. 잘못 시킨 음식도 군말 없이 먹고 무언갈 계속해 나아가고 성장한다. 그의 매력은 볼리비아의 융가스 도로 체험기다. 일명 '데스 로드'라도 불릴 만큼, 위험천만한 융가스 도로는 가드레일 없이 1차선으로 이뤄져 있다. 조금만 삐끗해도 절벽 아래로 삐끗할 정도로 좁은 공간이다. 기안84는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잠을 자려고 하는 데 불안해서 손잡이를 붙잡게 된다"라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융가스 도로 중간엔 십자가가 존재한다. 기안84는 이를 보고 "중간에 가신 분들의 묘지인 거 같다. 하도 위험하니까"라며 걱정하기도 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자동차에서 내린 그는 걸어서 현지 친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낭떠러지 짚라인을 마주한 기안84는 건너편에서 건너오는 사람을 만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은 사실 방송에서도 잘 담지 못하는 풍경이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크게 즐기는 사람이 몇 안 될 뿐더러 앞서 언급된 부분처럼 위험하기 때문에 방송상 촬영을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함께 여행을 떠났던 이시언과 빠니보틀은 융가스 도로를 거부하고 편안한 여행을 즐겼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기안84는 이를 문화처럼 받아들이고 행동했으며 나아갔다. 그가 담아낸 장면은 여행 예능프로그램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태계일주'를 연출한 김지우 PD는 "난 기안84와 친하고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같이 일상을 보낸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의 매력을 더 드러내고 같이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며 "기안84가 '지구 반대편에 가서 거기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더라"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기획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분명히 통한 듯싶다. 기안84의 다음 여행지가 기다려진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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