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척척박사]안전한 스포츠 운영을 위한 제도 기대

채준 기자  |  2023.02.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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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월 31일 영국 경찰은 34년 전 힐스버러 참사에 대해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당시의 과오를 반성하며 다른 참사에 대해 대응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힐스버러 참사는 1989년 4월 리버풀 FC와 노팅험 포레스트의 FA컵 준결승전에서 발생하였다. 리버풀 팬들이 경기장에 서둘러 입장하는 과정에서 경기장 진행요원들의 실수로 정원을 초과한 관중들을 입석 자리에 입장시키게 되었고 결국 관중석과 경기장 사이의 보호철망으로 관중들이 몰려 경기 시작 5분 만에 철망이 무너져 내리며 참사가 발생했다.

이 참사로 당일 94명이 압사하였으며, 76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후유증으로 3명이 더 사망하였다.

이 참사에 대해 영국 정부는 초기에 적절하지 못한 대응으로 많은 국민 특히 축구 관계자들에게 원망을 샀으며, 23년이 지난 2012년에 진상 보고서를 내기도 하였다. 또한 2016년에는 법원 판결에서 경찰의 과실이 인정되기도 하였다.

참사 이후 영국 정부는 축구장 시설과 제도를 정비하였다. 먼저, 축구장의 입석을 모두 좌석으로 교체하였으며 보호철망을 철거하였다.

그리고 제도적으로는 Football Spectator Act 1989를 제정하여 관중 입장에 대한 면허체계(Licensing scheme)를 축구 프리미어리그 등에 적용하여 운영하였다.

이 면허체계는 SGSA(Sports Grounds Safety Authority, 구 Football Licensing Authority)가 운영하고 있는데, SGSA는 면허 외에도 Safety of Sports Ground Act 1975에 따라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안전 인증(Safety Certification)을 관리하는 업무도 운영하고 있다.

안전 인증의 대상은 10,000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과 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혹은 축구 리그이며, 시설물 등의 물리적 상태인 Physical Condition Factor와 안전관리 수준인 Safety Management Factor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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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체육시설과 스포츠 행사 운영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먼저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체육시설법')에 따라 체육시설의 안전 점검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전국 8만 개의 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체육시설 안전 경영 인증(KSPO 45001)을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또한, 체육시설 외 스포츠 행사를 운영하는 체육단체(기관)를 대상으로는 스포츠안전재단이 스포츠 행사 안전 점검과 스포츠 행사 안전 경영 인증(KSSF 20211)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안전재단이 체육시설 외 행사 운영단체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과 안전 경영 인증을 운영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스포츠 행사를 운영하는 체육단체가 시설을 임차하여 개최하기 때문에 시설관리 외에도 운영단체의 자체적인 안전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포츠 행사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스포츠안전재단의 2019 스포츠행사 안전사고 통계 연보에 따르면 체육단체가 주최·주관한 7,467건의 행사 중 14.2%인 1,059개 대회에서 3,064건의 사고가 발생하였다.

한편, 체육시설법에 따른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 외 행사 운영단체를 위한 안전관리는 제도적으로 미흡하다 보니 실질적인 예산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선수와 관중 등 스포츠 참여자에 대한 다각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행사 운영단체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운영단체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준화 CST 부설 문화행정연구소(ICST) 자문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 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 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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