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해승(오른쪽)이 5일 KIA와 평가전에서 9회초 쐐기 3타점 3루타를 때려낸 뒤 3루에서 강명구 코치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해승은 5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니가미군 킨 타운 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평가전에서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6연패 후 2연승. 그 중심엔 이해승이 있었다. 박진만 감독이 강조하던 덕목을 갖춘 영건의 발견이다.
많은 야구 팬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이름이다. 인천고를 거쳐 2019년 삼성에 2차 8라운드로 입단했지만 육성선수로 시작했다.
훈련태도는 우수했다. 연습벌레라는 칭찬도 따랐지만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 게 문제였다.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46경기에 나섰지만 타율은 0.232, 내야 수비에서도 확실한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군입대를 택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최종합격해 오는 5월 입대를 앞두고 있다.
사실상 올 시즌 삼성 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캠프에 동행했다는 것은 박진만 감독이 그의 가능성을 높이사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재현과 내부 경쟁을 하고 있는 그는 부족했던 타격 능력을 이번 캠프를 통해 메워가고 있다. 전날 활약도 돋보였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9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번트를 준비했는데, 상대 내야 수비가 전진하자 허를 찌르는 타격으로 중전 안타를 만들어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선수단에 격려금을 하사했는데, 5명 중에 이해승도 포함됐다.
유격수로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 이해승. /사진=삼성 라이온즈
3회 김도영에게 막혔지만 유격수 방면 깊은 타구를 때려내며 시작했던 그는 5회 무사 1,2루에서 좌전안타를 때려 만루 밥상을 차렸다. 김재상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만회할 수 있었던 발판을 놨다.
7회에도 좌전안타로 무서운 타격감을 보인 그는 3-7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맞은 9회 팀 타선에 중심에 섰다. 삼성은 흔들리는 전상현을 집중공략해 역전까지 만들어 냈고 이해승은 팀이 8-7로 한 점 리드를 잡은 2사 만루에 타석에 섰다.
1점 차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KIA 수비진은 전날 요미우리와 마찬가지로 전진했다. 이번에도 상대의 허점을 공략했다. 바뀐 투수 유승철의 공을 받아친 그의 타구는 중견수 키를 넘었다. 주자를 모두 쓸어담는 싹쓸이 3타점 3루타.
경기 후 이해승은 "아무리 연습경기지만 패보다는 승리가 좋다"는 그는 "어제 일본팀 상대로 연패도 끊고 오늘도 극적인 승리를 올려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9회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 하나만 나오면 2루 주자까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 짧고 정확하게 맞추려고 했다"며 "공이 좋은 포인트에 맞긴 했지만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날아가면서 장타가 나온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병헌이 형 유니폼을 입고 나와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받은 격려금으로 커피 한잔 선물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박진만 감독이 강조하던 부분을 빠짐없이 보여줬다는 게 중요하다. 박 감독은 성실한 훈련 태도와 물러서지 않겠다는 독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집중력 등을 중시하고 있다. 이해승은 누구보다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선수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요미우리, 베스트라인업이 나선 KIA를 상대로 승리에 공헌했다.
다시 돌아오기까진 2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경험이 분명 단단한 뼈대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해승은 오키나와에서 미래의 '박진만의 남자' 자리를 예약하고 있다.
출루한 이해승이 후속 타자의 안타 때 베이스러닝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