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의심한 한마디 "배에 칼 들어와도 무조건 막는다", 최충연은 결연하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2023.03.27 08:23
삼성 최충연이 26일 두산과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삼성 최충연이 26일 두산과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잠실=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배에 칼이 들어와도 무조건 막아야죠."


귀를 의심했다. 과연 제대로 들은 것이 맞나 싶었다. 그만큼 최충연(26·삼성 라이온즈)의 의지는 결연했다.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투수로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최충연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그런 중요한 순간에 팀에서 마운드에 올라가라 하면 무조건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범경기에서 10승 2패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필승조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경북고 출신인 그는 고교시절 각광받는 유망주였다.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향팀 삼성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고 3번째 시즌이었던 2018년엔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 ERA 3.60로 날아올랐다. 시즌 도중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 우승에 일조하며 병역 면제 혜택도 누렸다.

최충연. /사진=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사진=삼성 라이온즈
여기까진 좋았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19년 극도의 부진을 겪은 그는 2020년 전지훈련에도 동행하지 못한 채 음주운전으로 인해 150경기 출전 징계라는 철퇴를 맞았다. 그해 가을엔 우측 팔꿈치 내측 인대 재건 수술을 받으며 2시즌을 통째로 쉬어가야 했다.

지난해 복귀해 38경기에서 1패 ERA 4.70을 기록했던 최충연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남달랐다. 명예회복을 해야한다는 마음이 컸다. 꾸준히 공을 뿌렸고, 신예들과 베테랑을 잇는 연결고리로서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쳤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5차례 등판해 5⅔이닝 동안 승패 없이 1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ERA)은 3.18. 박 감독은 그를 투수 최우수선수(MVP)로 꼽으며 "최충연은 본인 스스로 약속한 1000구 이상을 소화했고 실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며 "개인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어 준 점도 고마웠다"고 칭찬했다.

최충연은 "준비를 열심히 했고 공도 많이 던졌다. 부담보다는 설레는 게 크다"고 말했다. 컨디션도 좋다. 최충연은 "오키나와 때부터 정말 좋았다"며 "솔직히 몸은 아시안게임 때보다도 훨씬 좋다"고 자신했다.

다만 과제가 있다. "밸런스를 잡아야하는데 현재는 60~70% 정도다. 시합 때 공을 놓는 포인트에서 다양하게 모든 시도를 해보고 있는데 지금은 좀 급하다"면서도 "개막 전까진 무조건 맞춰야한다. 적은 시간이지만 맞춰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최충연. /사진=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사진=삼성 라이온즈
투수들에게 있어 밸런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자칫 세게만 던지려고 하다가는 밸런스가 흐트러져 공이 몰리거나 존을 크게 벗어나기 일쑤다. 이를 계속 되뇌며 공을 던진다는 최충연은 "경기 땐 흐름대로 던지는 게 좋다"면서도 "그러나 정상급 선수들이 아니니 계속 생각하고 던져야 제어할 수 있다. 아직 부족한 선수들은 자꾸 신경을 써야 유지하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전 홈런을 맞으며 4실점했지만 나머지 4경기에선 모두 무실점 투구하며 1홀드 3세이브를 챙겼다. 타선이 폭발하고 불펜진이 잘 지켜주며 그에게도 좋은 기회가 이어지고 있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지만 그는 "집중하면 시야가 좁아지면서 더 좋아진다"며 "점수 차이가 많은 것보다 적을 때 더 안정이 온다"고 말했다. 필승조로서 안성맞춤인 성격이다.

불펜은 공 하나로 성패가 좌우되는 역할이다. 실패가 많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조력자들을 통해 힘을 얻는다. 삼성 핵심 불펜이었던 정현욱 코치가 가장 큰 힘을 주고 있다. "맞는 건 어쩔 수 없고 최고의 공으로 싸우라고, 싸워서 맞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코치님께서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며 "볼넷을 내줘서 안 좋으면 반성하지만 맞는 건 옛날처럼 크게 타격은 안 받는다. 타자가 잘 칠 수도 있고 내가 안일하게 들어간 것일 수도 있다. 코치님은 그래도 최고 힘으로 때려서 맞는거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해주신다"고 전했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마음 뿐이다.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1군이든 2군이든 어디서나 다시 내가 생각한 이상적 밸런스를 잡아내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며 "언제 나가도, 밸런스가 좋든 아니든 올라가서는 그 이닝을 책임져야 하기에 항상 준비하고 안 좋은날도 있겠지만 최고의 컨디션으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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