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 사진=영화 스틸컷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로, '기억의 밤'(2017)이후 장항준 감독이 선보이는 신작이다.
영화는 고교농구 MVP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2부 리그를 전전하다 공익근무요원이 된 강양현이 우연치 않게 모교인 부산중앙고의 코치직을 제안받고, 가슴 속에 있는 꿈을 꺼내들면서 시작한다. 그는 함께 신나고, 미칠 선수들을 찾는 여정을 떠난다.
슬럼프에 빠진 천재 가드 기범(이신영 분), 부상으로 꿈을 접은 규혁(정진운 분),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순규(김택 분), 길거리 농구만 해온 강호(정건주 분), 만년 벤치 신세의 재윤(김민 분),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안지호 분)까지 눈에 띄지 않는 최약체 팀으로 출발한다.
첫 경기는 최악의 경기력에 몰수패를 당하며 총체적 난국인 상황을 맞이한다. 이들은 6개월 출전 정지를 당하고, 그렇게 꿈은 펼쳐보지도 못하고 접히는가 했지만 양현은 자신의 농구 노트에서 '리바운드'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자신을 신나고, 또 미치게 했던 농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긴다.
우여곡절 끝에 강양현과 선수들은 두 번째 기회를 맞이하고, 본선 진출이 목표였던 이들은 목표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간다. 편견은 물론 현실 앞에서도 무너질 뻔하지만, 이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리바운드' 한다.
사진=영화 스틸컷
'리바운드'는 단 한 순간도 지루해질 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이러한 몰입감의 중심에는 역시 배우들이 있다. 특히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는 강양현 코치 역의 안재홍은 '리바운드'에서 자기 장기를 십분 발휘한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면서도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쾌한 장면과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까지 해낸다. 안재홍은 실제 인물과의 싱크로율을 위해 일주일 만에 10kg를 증량하는 노력을 했고, 영화의 막바지 두 사람의 얼굴이 겹칠 때는 감탄이 나올 정도다.
또한 이신영부터 정진운, 정건주, 김택, 김민, 안지호 등 농구부를 연기하는 신선한 배우들이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혼자에서 팀으로, 모두의 열정과 패기가 하나로 뭉쳐질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농구 기량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던 장항준 감독의 말을 증명하듯 코트 위를 누비는 배우들의 농구 실력 또한 이질감이 없어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다.
다만 '리바운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실존 인물의 이름이 그대로 등장한 만큼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그들의 '현재'가 궁금할 수밖에 없을 터. 그러나 이신영이 맡은 에이스 천기범은 지난해 음주운전 논란으로 은퇴하고, 일본행을 택했다는 점이 이야기의 감동을 반감 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구를 넘어 인생에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리바운드'가 침체한 한국 영화계에도 '리바운드'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는 5일 개봉.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