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왼쪽)이 2일 한화전에서 7회말 포수 태그를 피해 홈을 파고들고 있다. /사진=뉴스1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2연승을 이어간 두산은 13승 11패 1무로 상승세를 탔다. 반면 한화는 6연패에 빠졌다. 6승 18패 1무로 여전히 꼴찌다.
5월 첫 경기에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양찬열(우익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허경민(3루수)-호세 로하스(좌익수)-강승호(2루수)-이유찬(유격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한화는 이원석(중견수)-정은원(2루수)-노시환(3루수)-채은성(지명타자)-김태연(1루수)-장진혁(우익수)-이진영(좌익수)-박상언(포수)-오선진(유격수)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 맞대결은 두산이 라울 알칸타라, 한화가 장민재를 내세웠다.
마운드 무게감에서 차이가 보이는 경기. 한화에 가장 중요한 건 타선의 각성이었다. 경기 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은 불펜 성적과 득점권 타율"이라며 "득점권에서 0.175에 그치고 있는데 찬스를 만들어도 불러들이지 못하면 분위기가 또 넘어가고 이렇게 계속되면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두산 알칸타라(왼쪽)가 공수 교대 때 호수비를 펼친 강승호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려는 현실이 됐다. 1회말 두산의 공격은 허무했다. 정수빈이 볼넷, 양석환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1사 1,2루 기회를 맞았다. 김재환의 타구가 잘 뻗어갔지만 중견수에게 걸렸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양석환이 섣부른 판단으로 이미 2루 베이스를 밟았고 1루로 돌아가지 못한 채 더블아웃이 됐다.
그러나 에이스의 힘으로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알칸타라는 6회초 1사까지 노히트노런 완벽 피칭을 펼쳤다. 6회 2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한화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채은성의 타구가 2루수 강승호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린 장면이었다.
7회에도 2사 1,3루에 몰린 알칸타라는 오선진에게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알칸타라를 상대로 잔루 7개를 남겼다. 수베로 감독이 경기 전 왜 득점권 타율을 강조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승엽 감독이 지적한 '프로답지 못한 플레이'는 오히려 한화에서 나왔다. 1회말 양석환의 주루플레이도 아쉽긴 했으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그러나 7회말 한화의 수비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5회말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을 바라보고 있는 로하스. /사진=뉴스1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우익수 장진혁의 송구가 빠르게 포수에게 날아들었고 홈으로 쇄도하는 조수행과 충분히 승부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포수 박상언이 공을 잡고 태그하는 과정에서 공을 빠뜨렸다. 정수빈까지 그 틈을 파고들어 포수 태그를 피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승리의 무게추는 한순간에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3점 리드를 잡은 두산은 필승조 정철원과 홍건희에게 1이닝씩을 맡겼고 가뜩이나 빈타에 허덕이는 한화로선 추격의지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두산으로선 알칸타라의 호투에 타선의 적절한 지원, 필승조의 활약으로 이어진 깔끔한 승리였지만 장민재가 눈부신 호투가 이어진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한화로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은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