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소영 사진인턴 sounssy@
가수 박혜경이 눈물을 흘렸다.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후폭풍으로 인해 행사가 무더기로 취소됐다. 박혜경은 소속사 채널숨의 제안으로 계약금 1억원을 맡겼다가 주가조작 사건 피해자로 이름이 언급됐다. 채널숨은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다. 박혜경은 주가조작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채널숨과는 지인의 소개로 맺어진 전속계약 관계일 뿐, 주가조작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박혜경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가조작 사태의 파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박혜경은 지난 2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기사가 왜곡되어 마치 투자에 가담한 인물처럼 비치는 게 억울하다"며 "전속계약한 회사가 이런 주가조작에 가담해 의심받는 회사라는 걸 누가 어떻게 알겠나. 이 회사 때문에 행사도 10개 이상 취소됐다"고 호소했다.
박혜경이 근심에 빠진 것은 비단 행사 취소 때문만은 아니다. 박혜경은 지난달 29일 방송한 SBS M '월간 더 스테이지'에서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박혜경은 "최근에 '월간 더 스테이지' 촬영을 했는데, 이 사건이 터졌을 때 방송이 나갔다"며 "그것 못 봤으니까 유튜브에 들어가서 찾아봤는데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 '너는 (무대에서) 이렇게 투명하게 노래하고 있는데, 너의 지금 상황은 이게 뭐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토로했다.
"맑고 깨끗하게 이 나이에도 예쁘게 노래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나 나의 상황은 예쁘지 않아서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사진='월간 더 스테이지' 방송 화면
박혜경은 "두 번의 목 수술을 극복했는데, 얼마나 노래가 소중하겠나"라며 "목이 허락하는 데까지 노래가 하고 싶었고, 노래가 고팠기 때문에 따지지 않고 전속계약을 한 거다. 내 손을 잡아준 회사니까 게다가 계약금까지 주는데 어떻게 그 사람들의 제안을 뿌리치나. 돈도 (계약 조건에 따라) 맡기라고 하니까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경은 지난 2일 채널숨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박혜경은 "변호사를 선임해 소속사에 내용증명을 보낸 상황"이라며 "회사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서 전속 가수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계약한 이래 앨범도 안 내고 있고 방송도 못 하고 있다. (회사 쪽에선) 지금 전화도 안 받고 톡도 안 본다"고 해지 사유를 설명했다.
박혜경은 가수로서 무대에 대한 목마름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가진 건 목소리밖에 없다"며 "유튜브 영상으로 '월간 더 스테이지' 속 투명하고 깨끗하게 노래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울었다. 노래가 정말 소중하다. 죽을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일당은 지난 2020년부터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매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주가조작은 지난달 24일 일부 종목이 급락하며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주가조작 일당 10명을 출국 금지했다. 가수 임창정도 주가조작 일당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로 알려진 가운데, 임창정은 주가조작을 알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