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의 이름을 한글로 쓰고 '한국의 왕'이라고 소개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 /사진=프리메라리가 공식 SNS
레알 마요르카 구단이 8일(현지시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한 이강인(왼쪽에서 두 번째)의 훈련 모습. 말 근육을 연상케 하는 이강인의 탄탄한 허벅지가 눈길을 끈다.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이 이강인에 대해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며 조명했다. /사진=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공식 SNS
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이탈리아 매체 투토 메르카토 웹은 9일(한국시간) "레알 마요르카가 이강인을 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팔 것인가"라면서 "이강인을 영입하고자 하는 두 팀이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토트넘이다"라고 보도했다.
투토 메르카토 웹은 "올 시즌을 통틀어 6골과 5도움을 기록 중인 이강인에 대해 많은 클럽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강인의 재능이 마침내 꽃을 틔우면서 소속 클럽인 레알 마요르카 역시 그를 판매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이 매체는 "지난 2021년 여름 발렌시아에서 이적료 없이 레알 마요르카에 합류했다. 이제 이강인은 2000만 달러(한화 약 264억 6000만원) 이상의 금액에 판매될 수 있다"면서 "이미 지난 1월 이강인 영입을 시도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리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이 계속해서 이강인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강인 영입전에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겨울 이적 시장에서도 이강인과 연결된 구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세계적인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스페인 매체 토도피차헤스는 8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소속 팀인 레알 마요르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인 미드필더 이강인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아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 측과 연락을 나누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적료로 2000만 유로(한화 약 290억 9900만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토 메르카토 웹이 언급한 2000만 달러(264억원)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금액이다. 그러나 두 금액 모두 이강인의 몸값을 상회한다. 이적 시장 전문 매체인 트랜스퍼 마르크트에 따르면 이강인의 몸값은 1500만 유로(약 220억 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도피차헤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다음 시즌의 선수 라인업 구성을 계획하기 전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 지으려고 한다. 그중에는 이강인이 주요 옵션 중 하나로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을 다루는 현지 매체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스페인 매체 풋볼 에스파냐는 지난 7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AFPBBNews=뉴스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가운데). /AFPBBNews=뉴스1
변수는 토트넘의 움직임이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지난달 30일 "토트넘이 이강인 영입전에 있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썼다. 팀 토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레알 마요르카와 맞대결(4월 27일)에서 승리한 뒤 이강인 측과 이미 협상을 시작했다. 이강인은 그 경기에서 후반에 교체로 출전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의 간결하고 인상적인 경기력에 주목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축구 측면에서 이강인의 기술적 잠재력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팀에 이득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트넘이 이강인 영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이유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다르게 선수를 팔아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재정적인 상황에서 우위에 점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최고의 2022~23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제 그의 다음 단계는 EPL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시험하는 것이다. 물론 다음 시즌 토트넘의 사령탑이 누가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래도 손흥민과 함께 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이강인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한 뒤 "현재 비야레알에서 아르노 단주마가 토트넘에서 임대로 뛰고 있는데, 완전 이적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강인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만약 이강인이 EPL 무대에 진출한다면 한국 축구 팬들은 더욱 토트넘에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 분명하다. 아무래도 과거 박지성을 비롯해 많은 한국 선수들이 뛰었기에, 국내 팬들에게 더욱 친숙한 리그이기도 하다. 또 EPL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날 등 쟁쟁한 빅클럽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강인이 이런 빅클럽의 선수들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도 분명 흥미가 더해지는 대목이다.
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무엇보다 빅클럽도 아닌 중소 클럽으로 볼 수 있는 레알 마요르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에서 32경기에 출전해 6골 4도움의 성적을 올렸다.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는 자신의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유럽축구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가장 높은 평점을 수시로 부여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올해의 팀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이 2022~23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추려 47명을 공개했는데, 이강인의 이름이 당당하게 포함됐다.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2018년 발롱도르 수상자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토니 크루스, 페데리코 발베르데, 프랭키 데용, 페드리(이상 바르셀로나)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포함됐다. 이밖에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레알)와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들도 후보에 올랐다. 이강인이 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현지 매체들의 찬사도 쏟아지고 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이강인이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지도하에 레알 마요르카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치른 뒤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마요르카의 경기들이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그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4일 헤타페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멀티골을 터트렸는데, 후반 추가시간 약 65m 단독 드리블을 펼친 끝에 골을 넣었다. 당초 이강인의 약점으로 언급됐던 체력과 스피드에 관한 우려를 모두 불식시킨 완벽한 골이었다. 당시 마요르카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이강인의 사진을 올린 뒤 'KING(왕)'이라는 칭호를 붙였다. 프리메라리가 사무국도 'LEE KING IN'이라며 엄지를 꺼냈다. 결국 이 골을 프리메라리가 이 주의 골로 선정됐다.
이제 프리메라리가는 6월 5일 최종전을 끝으로 2022~23시즌을 마감한다. 과연 이강인은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2023~24시즌을 누빌 것인가. 한국 축구 팬들의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이강인.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이강인(왼쪽). /사진=레알 마요르카 공식 SNS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올해의 팀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빨간색 원). /사진=EA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