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 "제품은 품질이 최우선…맥주 시장 50% 넘긴다"

배병만 산업레저대기자  |  2023.05.16 15:10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 켈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 켈리를 설명하고 있다.
"맥주 시장점유율 50%를 넘어 업계 1등이 되는 것이 목표다. 시장을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밝힌 각오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지난 4월 출시한 맥주다. '테라-켈리' 투톱을 앞세운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란 의지라고 해석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켈리는 아직 출시 효과를 다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올 여름 성수기에 시장 점유율을 더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로 창립 99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켈리를 선보였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켈리의 판매량은 112만 케이스에 달했다. 케이스란 맥주를 담는 상자로 330㎖ 기준 30병이 담긴다. 출시 38일 만에 3360만 병이 판매된 셈이다.


켈리는 이달 10일 출시 36일 만에 판매량 100만 케이스를 돌파했다. 테라가 출시 39일 만에 100만 케이스를 넘어선 것보다 3일 빠른 속도다.

김 대표는 "12일 기준 하이트진로의 올해 맥주 판매량은 643만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516만 케이스 대비 24.6% 증가한 액수다.

켈리는 '라거의 반전'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부드러우면서도 청량한 탄산감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특히 해풍을 맞고 자란 덴마크산 맥아를 사용한 점을 내세웠다.


그는 "연구소에서 많은 조사를 거쳐 덴마크의 맥아가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했다"며 "99주년이 된 회사에서 맥주 신제품을 내면서 가장 좋은 품질의 맥아를 쓴 데에 자부심이 있고, 부드러운 맛과 청량감을 잘 구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켈리는 2년에 걸친 소비자 조사와 연구를 거쳐 완성됐다. 김 대표는 "연구와 조사 끝에 소비자가 부드럽고 청량한 맥주를 원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이 많은 칭찬을 받아 켈리의 콘셉트가 시장의 반응과 맞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켈리 출시 이후 켈리의 브랜드 컬러인 주황색 넥타이만 매고 다닐 정도로 애정이 남다르다.

자신만의 켈리를 즐기는 방법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켈리 전용 잔은 청량함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 제작했다"며 "거품이 있게 따라서 첫 잔을 한번에 마시면 짜릿하고 시원한 맥주 맛을 즐길 수 있어 꼭 첫 잔은 한 번에 '원 샷' 한다"고 말했다.

테라와 켈리를 중심으로 듀얼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 ▲진로이즈백 ▲1924 등으로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성공시켜 왔다"며 "이 브랜드들은 카니발라이제이션 없이 시장에서 각 브랜드로서 역할을 하고 각각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국내 맥주 시장 1위 브랜드의 점유율을 더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우리나라 맥주 업계에선 오비맥주의 카스가 점유율을 40% 이상 차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대표는 "테라는 현재 시장에서 30% 후반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걸 가져와야 맥주 시장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켈리에서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난다면 다른 브랜드로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50% 넘게 차지해 1등을 할 때까지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주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분간 인상 계획이 없다"며 "원가 인상은 현재 고려하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4월 18일자로 소주의 주재료인 주정 가격이 9.8% 오른다는 인상 통보를 받았다"며 "재무제표상 어떤 영향을 미칠지 회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99주년을 맞는 동안 대표 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시장과 소비자의 사랑과 열정 덕분"이라며 "시장과 소비자가 있어야 영업이익도 있다고 생각해 영업이익이 적자가 나더라도 트렌드를 맞춰가는 기업이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24년 문을 연 하이트진로는 내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추후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켈리 이후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하긴 조심스럽다"며 "다만 시장과 소비자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대표 주류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2년생인 김 대표는 배재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89년 하이트맥주(당시 조선맥주)에 입사해 34년간 주류업 외길을 걸어온 '정통 하이트진로맨'이다. 2011년 부터 13년째 대표를 맡아온 주류 업계 '장수 CEO(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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