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탁구 대표팀은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DICC)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복식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3개 이상을 수확한 건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무려 20년만의 쾌거다.
세계 3위 조합 장우진(28·미래에셋증권)-임종훈(26·한국거래소)이 잘 싸우고도 만리장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2회 연속 은메달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또 다른 복식조인 세계 12위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세계 1위 중국팀을 꺾어내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건 의미가 큰 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맞선 2020 도쿄올림픽 여자단식 최강자 첸멍(세계 4위)과 와이디(2위)의 조합은 강력했다. 0-3(8-11, 6-11, 10-12)로 졌다.
전날 또 다른 중국 팀이 일격을 맞은 것에 철저히 대비하고 나온 것처럼 보였다. 1게임 3-3까지 팽팽했으나 이후 연속 6점을 내주며 결국 8-11로 졌다. 2게임 6-3까지 앞서갔으나 거센 반격을 막지 못하고 역전패했고 3게임에선 7-4 리드에서 동점을 허용, 10-10 듀스까지 돌입했으나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미 자신들이 목표한 것을 이룬 터였기 때문일까. 그럼에도 신유빈과 전지희는 기죽지 않고 시상식 내내 환한 표정을 지었다.
도쿄올림픽 때 당차면서도 귀여운 외모와 기합소리로 '삐약이'라는 애칭을 얻은 신유빈은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그렸고 한국 귀화 후 대표팀의 에이스가 된 전지희와 환상 호흡이 빛났다.

올림픽은 남녀 복식이 없이 남녀 단식과 혼합복식, 남녀 단체전까지 5개 종목으로 치러지지만 단체전에 복식이 들어가고 1번 경기로 치러져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기대를 더 높이는 게 남자 복식 팀의 동반 활약이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이날 세계 1위 판전둥-왕추진 조에 0-3(11-13, 6-11, 5-11)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 휴스턴 대회에서 스웨덴 조에 져 우승을 놓쳤던 둘은 2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2회 연속 결승에 오른 것 자체도 둘이 처음 이룬 쾌거다. 단식 랭킹 1,2위로 구성된 중국 팀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았다. 1게임에서 7-3까지 앞서갔으나 듀스 끝에 패한 것이 뼈아팠다.
준결승에서 판전둥-왕추진에 패한 이상수(33)-조대성(21·이상 삼성생명) 조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은 메달 3개로 복식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