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OSEN
위르겐 클린스만호 기자회견. /사진=OSEN
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A매치 4경기 전체적인 평가와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 취재진으로부터 여러 질문을 받아 자신의 생각을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중 박용우의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질문이 나왔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가 우선시 돼야 한다. 선수 이전에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선수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항상 제가 가장 앞에 나서겠다"고 말하며 박용우를 지지했다.
앞서 박용우를 포함한 이명재, 이규성, 정승현 등 울산 선수들은 SNS을 통해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대표팀 수비수 사실락을 겨냥,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게시해 논란을 만들었다. 피부색이 다소 까만 이명재를 동남아시아인 사실락으로 빗대 "사실락 폼 미쳤다",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 등을 거론했다. 이후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일었다. 이 논란으로 소속팀 박용우를 포함한 울산 구단과 홍명보 울산 감독은 사과했다.
하지만 거센 비난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에 뽑힌 박용우를 지난 16일 페루전에 내보내 데뷔전을 치르게 했다. 부상 당한 원두재(김천상무) 대신 교체자원으로 투입했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순간적인 교체였다. 원두재가 다치면서 바로 대체해야 했는데, 그 선수가 박용우였다"며 "박용우의 일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집 이후 운동장 안팎에서 하는 행동들을 좋게 봤다. 박용우는 운동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소화했고, 이번 경기에서도 오랫동안 함께 한 선수 같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특히 어리고 젊은 선수들은 더 많은 실수를 한다. 지도자로서 이 선수들이 실수할 때 조언을 통해 성장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며 "나도 실수할 때가 있다. 실수를 했을 때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게 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고 두둔했다. 클린스만은 감독은 20일 엘살바도르 경기에서도 박용우를 출전시켰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팀 훈련을 소화하는 박용우(왼쪽)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스1 제공
경기에 집중하는 박용우(맨 왼쪽). /사진=뉴스1 제공
그 결과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에게는 출장정지 1경기와 제재금 15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해당 대화에 참여했으나 인종차별적 언급을 하지 않은 정승현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울산 구단에는 팀 매니저의 행위와 선수단에 대한 관리책임을 물어 제재금 3000만원의 징계를 부과했다.
연맹 상벌위원회는 "선수들이 특정 인종이나 개인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은 아니지만, 피부색과 외모 등 인종적 특성으로 사람을 구분하거나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 역시 인종차별 내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징계 양정에 있어서는 차별적 인식이 내재된 표현을 SNS에 게시한 경우에 관한 해외 리그의 징계 사례들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맹은 "향후 유사 사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단 대상 교육과 인권의식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K리그 사상 첫 '인종차별' 상벌위. /사진=뉴스1 제공
상벌위원회에 출석한 박용우. /사진=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