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에 집중하는 여자 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소현(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6일 파주NFC에서 팀 훈련을 소화했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장맛비 속에서도 코치진과 선수들 모두 힘찬 파이팅을 외쳤다. 여자 대표팀은 31명의 소집명단을 구성하고, 지난 18일부터 소집돼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31명의 선수 중 23명이 선발돼 '꿈의 무대' 월드컵에 나선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H조에 속해 독일, 콜롬비아, 모로코와 경쟁한다. 내달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모로코와 2차전을 가진다. 3차전 독일 경기는 8월 3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다. 한국은 4년 전 프랑스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전 전패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대표팀 베테랑 조소현(토트넘 위민)이 꾸준히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번 소집명단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유럽파, 국내파 선수들이 한데 모였고, 조소현을 비롯해 지소연(수원FC), 이금민(브라이튼) 등 핵심 선수들이 포함됐다.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영주(마드리드CFF)도 십자인대 부상에서 회복돼 1년 만에 복귀했다. 또 U-16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미국 플레이어스 디벨로프 아카데미), 원주은, 권다은(울산 현대고) 등 막내들도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맏언니 김정미(39·인천현대제철)와 막내들의 나이차는 무려 23살이나 된다.
이날 장마의 영향으로 이른 아침부터 강한 빗줄기가 내렸지만, 오히려 훈련 열기는 뜨거웠다.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가 장맛비를 뚫고 몸을 날렸고, 16살 막내들도 경기장을 가로지르며 전력 질주했다. 고강도 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벨 감독도 끊임없이 박수를 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날 25분 훈련이 공개된 가운데, 공격·수비 포지션별로 조가 나뉘어 체력훈련 위주로 진행했다. 박은선(서울시청)과 손화연(인천현대제철)은 부상과 컨디션이 좋지 않은 관계로 훈련에서 제외됐다.
선수들 지켜보는 콜린 벨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6살 케이시 유진 페어(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양한 연령대 선수들이 선발된 것에 대해선 "벨 감독님이 오시면서 세대교체를 잘하시는 것 같다. 또 과감하게 하신다. 어린 선수들 중에 좋은 선수가 나온다는 게 쉽지 않은데, 좋은 선수들을 선발해 기존 선수들과 경쟁한다"며 "제가 먼저 장난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다. 자기만의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대표팀 일정을 소화 중인 이영주는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회복했다. 다시 소집됐을 때 이전보다 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제가 없는 동안 대표팀 멤버들이 많이 바뀌었다. 신입이라는 느낌으로 적응 중이고, 조금 더 밝아진 것 같다"고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를 전했다.
벨 감독의 고강도 훈련에 대해선 "어렵지 않게 따라가고 있지만, 체력 훈련이 가장 힘들다. 하지만 선수들이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이전에는 고강도 훈련이라면 강하게 많이 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밀도 있는 축구를 원하신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전) 아쉬움이 많았던 첫 월드컵이었다. 준비를 많이 했어야 했다. 두 번째 월드컵에선 아쉬움이 남지 않게 준비를 더 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투지를 전했다.
한편 대표팀은 7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를 상대로 출정식을 치른 뒤 최종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7월 10일에는 격전지 호주 시드니로 향한다.
선수들 지시하는 콜린 벨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훈련하는 여자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